엄상익

변호사,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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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상익 칼럼] 비틀즈 한 소절, 정훈희 ‘무인도’ 그리운 이 가을

    아름다운 마음 한 조각을 담은 댓글을 보았다. 연휴에 노가다 일을 하며 먼발치에서 평화로운 추석 연휴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있다고 했다. 돈이 없어 여행을 못하지만 일하는 자리에서 파란 하늘을 보고 들꽃과 나무를 본다고 했다. 먼발치에서 평화로운 모습들을 바라보고 무언가를 느끼는 것이 여행과 결을 같이 하는 게 아니냐고 했다. 그는 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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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상익 칼럼] 학교폭력의 흉터 치유법

    <조선일보>에 20대 여성 사진과 함께 독특한 기사제목이 떴다. [현실판 ‘더 글로리’학폭 고발한 표예림씨 숨진 채 발견]  학교폭력과 이를 복수하는 주인공의 이야기인 드라마 ‘더 글로리’처럼 학교폭력의 피해를 당한 뒤 유튜브 등을 통해 이를 고발했던 표예림씨가 한 호수에 몸을 던져 자살했다는 내용이었다. 그녀는 자신의 유튜브에 “이제 그만 편해지고 싶습니다 이젠 더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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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상익 칼럼] “‘소인’은 의심하고, ‘대인’은 믿어주고 용서해줘”

    한 무기수로부터 들은 얘기다. 그는 주먹이 강하고 몸이 날렵해 사채업자의 심복으로 있었다. 감옥 안에서 그를 유난히 괴롭히는 교도관이 있었다. 밤이면 아무도 없는 방에 그를 끌어다 놓고 괴롭혔다. 벽에 밀어 부치고 목을 조르고 쓰러지면 밟고 짓이겼다. 찌는 듯한 한 여름에는 재래식 똥통에 머리를 쳐박고 있게 했다. 그는 괴롭힘을 당하면서 언젠가는 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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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상익 칼럼] 인간은 겨울을 견디는 나무 아닐까?

    40대 중반쯤 검진센터 의사로부터 암 선고를 받은 일이 있었다. 그 순간 앞이 캄캄해지고 막막했었다. 어떻게 내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지? 하고 화가 났다. 그렇지만 나의 능력으로 그 무엇도 할 수 없었다. 어쩔 수 없이 불운을 인정하고 단념할 수밖에 없었다. 장기 하나를 떼 버리고 살아났다. 단념하니까 행운이 온 것 같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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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상익의 시선] 억울함에 대하여

    고교 동창생이 구속 된 적이 있었다. 그 부인이 찾아와 변호를 부탁하면서 한마디 툭 던졌다. “같은 학교를 나왔는데 우리는 왜 이런 거야?” 억울하다는 것이었다. 변호사인 나와 비교가 된 것 같았다. 또 다른 고교 동창이 있었다. 학교를 다닐 때 그는 잘 생긴 데다가 운동도 잘하고 주먹도 강했다. 그는 재벌집 아들인 동창에게 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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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상익 칼럼] “돈보다 여행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바닷가에서 다양한 여행객을 본다. 파도 소리가 스며드는 밤바다 해변에 작은 텐트를 치고 희미한 등불 아래 가만히 앉아 있는 사람이 있다. 그는 검은 바다와 밤하늘이 붙은 짙은 어둠을 무심히 바라보고 있었다. 바닷가 외진 소나무 숲 끝자락에 캠핑카를 세워두고 나뭇가지를 스치는 바람이 들려주는 소리를 듣는 사람도 있다. 작은 차를 세워두고 그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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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상익 칼럼] 영원한 가치를 지닌 화폐

    몇몇 친구들과 일본 여행을 갔을 때였다. 그 중 한 친구는 수시로 스마트폰을 통해 증권시세를 살폈다. 내 눈에는 돈에 묶여 있는 것 같아 보였다. 사무실 근처 주차장 앞에서 붕어빵을 만들어 파는 남자를 보았다. 장사가 잘 되는 것 같아 보였다. 그는 밀리는 손님 때문에 오줌을 참아가면서 붕어빵을 만들고 있었다. 그는 목 좋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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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상익 칼럼] 퇴계 이황과 하서 이인후의 ‘한바탕 낭만’

    한 집안의 소송을 맡았다가 우연히 그들 조상의 일기를 읽은 적이 있었다. 조선의 선비였던 조상은 과거의 1차 시험에 합격하고 성균관에 묵으면서 2차 시험을 준비했던 것 같다. 그 선비는 엉뚱한 취미가 있었다. 공부보다는 벗들과 정담을 나누는 걸 더 즐거워했다.그에게는 또 다른 즐거움이 있었다. 그가 지은 노랫말에 당시 장안 기생들이 곡을 붙여 부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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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상익의 시선] 누워서 빈둥거리기

    내가 묵는 실버타운 로비 엘리베이터 옆에는 중국식 자단나무 의자가 두 개 나란히 놓여 있다. 바닥은 딱딱하고 등을 꼿꼿이 세우고 단정하게 앉을 수밖에 없게 만들어졌다. 조선의 왕이 앉는 의자도 반듯하게 앉도록 만들어진 것 같다. 단정한 위엄을 나타내도록 하는 유교 사회의 영향이 아닌가 싶다. 대부분의 의자들은 사람이 단정하게 앉게끔 설계되어 있다. 의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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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상익의 시선] “택시 안 모금함을 오해했었다”

    15년 됐으니 오래 전 얘기다. 그래도 여전히 내게 진한 감동으로 남아 있다. 선능역 앞에서 택시를 탔다. 희끗희끗한 기사의 뒷머리가 보였다. 앞좌석 등받이에 안내문이 눈에 들어왔다. 개인택시 운전사로 조직된 모임인데 양로원, 고아원, 장애자인을 찾아가 봉사하니 조그만 성금이라도 내주시면 감사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앞 의자 사이의 작은 공간에 천원짜리 몇 장이 바닥에 깔린 아크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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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상익의 시선] “하나님이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잖아요”

    추석을 하루 앞두고 정선의 깊은 산골짜기에 있는 작은 펜션에 가족이 모였다. 딸, 사위, 며느리, 손자, 손녀다. 정선 시골장에서 사온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정원에서 숯불에 구워 먹었다. 5일장에서 사온 양념한 고들빼기와 김치도 깊은 맛이 스며 있었다. 초등학교 3학년인 열살짜리 손자가 싱글싱글 웃으면서 나를 놀린다. “할아버지 배는 완전 농구공이야.” “맞아 그런데 손자도 배구공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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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상익의 시선] 긴급할 때 전화 받아주는 사람

    판사와 법대 학장을 지낸 고교후배와 차를 나누면서 이런 질문을 던져봤다. “아주 절실한 순간, 전화를 걸면 급하게 달려와 줄 사람이 몇명이나 있을 것 같아?” 그는 잠시 생각하더니 “한 명도 없을 것 같아요”라고 대답했다. 나도 그와 똑같은 심정이었다. 변호사로 일하면서 오랜 감옥생활을 하는 사람들을 봤다. 긴긴 세월 누군가 면회 한번 오지 않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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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상익 칼럼] 대한민국 역대 대통령 장점을 모아보니

    옛날에 썼던 메모지를 뒤적거리다가 우연히 눈에 들어온 부분이 있다. 김영삼 대통령 초기였던 것 같다. 청와대에서 근무하는 친구가 모임에서 이런 얘기를 했다. “대통령이 저녁은 칼국수와 반찬 하나로 하라는 지시가 내렸지. 주방에서 난리가 났어. 반찬을 하나로 하면 김치인데, 간장을 내놔야 하는 건지 아닌지를 놓고 말이야.” 그 말을 듣고 내무부에서 근무하는 친구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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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상익 칼럼] ‘인생무대’에서 당신이 맡고 싶은 배역은?

    60세의 현역 직장인이라고 자기를 소개하면서 퇴직 후 앞날을 생각하는 글을 보낸 분이 있다. 그 글을 보면서 직장이란 우리가 잠시 배역을 맡은 인생의 무대가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정년퇴직으로 한 배역이 끝나고 또 다른 무대가 펼쳐진다. 30년 가까이 다니던 보험회사에서 정년 퇴직을 한 대학 동기가 있다. 퇴직하고 그는 공부를 해서 법무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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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상익 칼럼] 어리석은 판사, 고마운 판사

    요즈음 ‘동네 변호사’를 하고 있는 친구가 있다. 주변의 소소한 일들을 맡아 직접 처리한다. 사무실도 직원도 없다. 칠십 노인이 직접 모든 일을 한다. 그는 법원장이었다. 대형 로펌 대표도 했었다. 그가 ‘동네 변호사’가 된 건 노년의 겸손과 봉사의 모습이었다. 서울에 올라간 길에 그를 만났더니 대뜸 이런 하소연을 했다. “어쩌다 법정에 나가 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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