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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엄상익 칼럼] 정치거물 앞에서 무력한 판사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구속영장을 기각한 판사는 결정문에서 그가 개발 사업에 관계가 있었다고 볼만한 상당한 의심이 있다고 했다. 유죄의 심증이다. 위증교사 혐의도 소명됐다고 했다. 증거인멸을 시도했다는 뜻이다. 그런데 판사는 당대표이고 직접 증거가 부족해 구속하지 않는다고 했다. 담당 판사의 결정문은 세상의 눈과 몸 보신 사이를 법기술적으로 비겁하게 빠져나간 것 같다. 일반 형사범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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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엄상익 칼럼] 성공의 진짜 비결
사업을 하면서 갑자기 부자가 된 고교 동창이 있다. 고급 별장에 동창들을 초대하기도 하고, 사업이 어려운 친구에게 큰 돈을 빌려주고 돌려받지 못하기도 했다는 소리를 들었다. 그는 학문을 하는 친구들의 연구비도 지원하고 사회단체에도 큰돈을 기부하곤 했다. 고등학교 시절 그와 대화를 나눠본 기억이 거의 없었다. 나는 자그마하던 그가 그냥 모범생이었던 것만 어렴풋이 기억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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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엄상익 칼럼] 나의 자화상을 물끄러미…
법무장교 동기생 중의 한 사람이 암에 걸렸다. 그는 나이를 먹었어도 열심히 중국어를 공부했다. 그는 죽기 얼마 전 동기생들에게 사과 한 상자씩을 택배로 보냈다. 마지막 선물이었다. 그가 죽은 후 문 앞에 덩그라니 남은 사과상자가 눈에 들어왔다. 삶을 마치고 떠나간 후 그의 빈자리 같았다. 마음이 애잔했다. 법무장교 훈련 시절 같은 내무반에서 생활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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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산업
[엄상익의 시선] 25년만에 만난 출판사 여사장과 ‘새로운 자본주의’
묵호역 플랫폼 주위는 엷은 어둠이 출렁거렸다. 밤 기차를 타려는 승객들이 군데군데 서너명씩 서있었다. 그들 사이에 내가 묵고 있는 실버타운의 공동식당을 담당하고 있는 그녀가 끼어 있었다. 시골출신인 그녀는 열살부터 밥을 지어 아버지가 일하는 밭으로 가지고 갔었다고 했다. 그렇게 밥짓는 일과 인연이 되어 나이 칠십이 넘은 지금까지 평생 밥 짓는 일을 해왔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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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엄상익의 시선] 죽는 날까지 하고 싶은 일
화면에 유명한 여성 연극배우가 나와 앉아있었다. 그녀는 젊은 시절의 발랄하고 아름다운 모습이 아니었다. 뇌종양으로 큰 수술을 하고 죽음 직전까지 갔다 왔다고 했다. 인간은 어쩔 수 없이 세월에 풍화되는 존재인 것 같다. 죽음을 앞 두고 있는 듯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일주일을 살아도 나답게 살고 싶어요. 무대 위의 나를 기다리는 관객들에게 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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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엄상익 칼럼] 나만 불행한 것 같을 때
그 모자가 다급하게 한 번만 더 돈을 꿔 달라고 했다. 사채업자에게 돈을 얻었는데 죽을 지경이라고 했다. 이도저도 안 되면 자살을 하겠다고 했다. 그 모자는 우연히 알게 된 의뢰인이었다. 미용사였던 엄마가 사채업자에게 걸려들어 어린 아들과 도망 다녔다. 돈이 없어 찜찔방을 전전했다. 아들에게는 라면을 사먹이고 엄마는 물에 불린 건빵 한 봉지로 끼니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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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엄상익 칼럼] 나라가 바로 되려면…
화가 김씨와 박씨는 서로 다른 유파에 속해 있어서 사이가 좋지 않았다. 어느 해 김씨가 미술대전에 작품을 냈는데 마침 박씨가 심사위원장이 되었다. 박씨는 김씨의 대선배였다. 심사는 막바지에 이르러 마침내 최종심이 진행되고 있었다. 심사위원장인 박씨의 낙점에 따라 당락이 결정되는 순간인 것이다. 박씨는 문득 김씨의 작품 앞에 멈추어 섰다. 순간 박씨의 얼굴이 벌레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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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엄상익 칼럼] ’50억 클럽’과 언론사 사장과 중수부장, 그리고 ‘왜?’
언론이 부장검사와 카지노업자와의 유착관계를 연일 보도하고 있었다. 그 검사는 내가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는 대학재학 중 사법고시에 합격했다. 30대에 지청장이 되어 있었다. 그는 출세가 보장된 길을 가고 있었다. 그는 자기 인생을 파괴할 수 있는 뇌물을 받을 사람이 아니었다. 어느 날 저녁 레스트랑에서 그의 얘기를 들었다. “집사람과 친한 호텔 사장 부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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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엄상익 칼럼] 비틀즈 한 소절, 정훈희 ‘무인도’ 그리운 이 가을
아름다운 마음 한 조각을 담은 댓글을 보았다. 연휴에 노가다 일을 하며 먼발치에서 평화로운 추석 연휴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있다고 했다. 돈이 없어 여행을 못하지만 일하는 자리에서 파란 하늘을 보고 들꽃과 나무를 본다고 했다. 먼발치에서 평화로운 모습들을 바라보고 무언가를 느끼는 것이 여행과 결을 같이 하는 게 아니냐고 했다. 그는 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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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엄상익 칼럼] 학교폭력의 흉터 치유법
<조선일보>에 20대 여성 사진과 함께 독특한 기사제목이 떴다. [현실판 ‘더 글로리’학폭 고발한 표예림씨 숨진 채 발견] 학교폭력과 이를 복수하는 주인공의 이야기인 드라마 ‘더 글로리’처럼 학교폭력의 피해를 당한 뒤 유튜브 등을 통해 이를 고발했던 표예림씨가 한 호수에 몸을 던져 자살했다는 내용이었다. 그녀는 자신의 유튜브에 “이제 그만 편해지고 싶습니다 이젠 더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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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엄상익 칼럼] “‘소인’은 의심하고, ‘대인’은 믿어주고 용서해줘”
한 무기수로부터 들은 얘기다. 그는 주먹이 강하고 몸이 날렵해 사채업자의 심복으로 있었다. 감옥 안에서 그를 유난히 괴롭히는 교도관이 있었다. 밤이면 아무도 없는 방에 그를 끌어다 놓고 괴롭혔다. 벽에 밀어 부치고 목을 조르고 쓰러지면 밟고 짓이겼다. 찌는 듯한 한 여름에는 재래식 똥통에 머리를 쳐박고 있게 했다. 그는 괴롭힘을 당하면서 언젠가는 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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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엄상익 칼럼] 인간은 겨울을 견디는 나무 아닐까?
40대 중반쯤 검진센터 의사로부터 암 선고를 받은 일이 있었다. 그 순간 앞이 캄캄해지고 막막했었다. 어떻게 내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지? 하고 화가 났다. 그렇지만 나의 능력으로 그 무엇도 할 수 없었다. 어쩔 수 없이 불운을 인정하고 단념할 수밖에 없었다. 장기 하나를 떼 버리고 살아났다. 단념하니까 행운이 온 것 같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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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엄상익의 시선] 억울함에 대하여
고교 동창생이 구속 된 적이 있었다. 그 부인이 찾아와 변호를 부탁하면서 한마디 툭 던졌다. “같은 학교를 나왔는데 우리는 왜 이런 거야?” 억울하다는 것이었다. 변호사인 나와 비교가 된 것 같았다. 또 다른 고교 동창이 있었다. 학교를 다닐 때 그는 잘 생긴 데다가 운동도 잘하고 주먹도 강했다. 그는 재벌집 아들인 동창에게 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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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엄상익 칼럼] “돈보다 여행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바닷가에서 다양한 여행객을 본다. 파도 소리가 스며드는 밤바다 해변에 작은 텐트를 치고 희미한 등불 아래 가만히 앉아 있는 사람이 있다. 그는 검은 바다와 밤하늘이 붙은 짙은 어둠을 무심히 바라보고 있었다. 바닷가 외진 소나무 숲 끝자락에 캠핑카를 세워두고 나뭇가지를 스치는 바람이 들려주는 소리를 듣는 사람도 있다. 작은 차를 세워두고 그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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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엄상익 칼럼] 영원한 가치를 지닌 화폐
몇몇 친구들과 일본 여행을 갔을 때였다. 그 중 한 친구는 수시로 스마트폰을 통해 증권시세를 살폈다. 내 눈에는 돈에 묶여 있는 것 같아 보였다. 사무실 근처 주차장 앞에서 붕어빵을 만들어 파는 남자를 보았다. 장사가 잘 되는 것 같아 보였다. 그는 밀리는 손님 때문에 오줌을 참아가면서 붕어빵을 만들고 있었다. 그는 목 좋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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