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일

문화사학자, '신택리지' 저자, (사)우리땅걷기 이사장
  • 칼럼

    김수영 시인과 트럼프 대통령, 그리고 사회주의자

    지금의 시대는 난세인가, 성세인가? 물어볼 것도 없이 난세이다. 요순시대도 마찬가지였을 것이지만, 유독 오늘의 시대가 난세인 것만은 분명하다. 왜냐, 어제는 가버렸고, 미래는 오지 않았다. 지금, 지금의 시대만이 확실한 현실의 시대이기 때문이다. 이래저래 심란한 마음을 가라앉히려고 몇 권의 책을 펼쳐 놓고서 그것도 모자라 몇 권의 시집을 꺼내 놓고서 인터넷으로 신문을 읽는다. “전통은 아무리 더러운 전통이라도 좋다 나는 광화문네거리에서 시구문의 진창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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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

    [신정일의 시선] 24년 전 만난 안동댐 수몰민들, 지금 어디서 무엇을?

    도산서원 도산서원을 지난 분천리에서 송티재를 지나 어둠 내리는 서부리에 이른다. 저녁 7시 10분 민속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중앙여인숙에 숙소를 잡았다. 안동댐이 준공된 후 지어진 듯한 여인숙은 낡을 대로 낡았다. 옛 예안에서 이주할 때 땅을 불하받은 곳에 지은 집이란다. 그때 보상을 얼마나 받았느냐는 말에 그때 땅 한 평에 1900원, 2000원씩 받아 가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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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정일의 물길따라] 퇴계와 제자가 머물던 낙동강 국가명승 ‘고산정’

    고산정 원경 천삼백리 낙동강의 절경, 안동 고산정이 국가 명승으로 지정되었다. 필자가 문화재청 문화재위원으로 활동하던 2019~2023년, 예비 명승 100곳을 준비해 놓았는데, 그 가운데 한 곳인 안동시 도산면 낙동강변의 고산정이 국가유산청에 의해 국가 명승으로 지정되었다는 소식을 윤주 위원을 통해 전해 들었다. 감개가 무량하다. 2001년, 천삼백리 낙동강을 하염없이 따라 걷다 만난 가송협의 고산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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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

    [신정일의 시선] 정선에서 아우라지역 가는 폐철선에서

    철길에 앉아 상념에 잠긴 필자 정선에서 아우리지역으로 가는철길, 지금은 폐선이 되어녹슨 철길. 목숨 이리 긴 것을내 몰라라, 사진 신정일 에헤라 철길에 누워한 목숨 끊어 어리랴, 철길에 누워.철길에 누워. 김지하 시인의 모래내가 떠오르는철길, 소나무 <사진 신정일> 소나무 몇그루 남한강과먼산들을 바라보고 서 있는그 철길, 마치 영화 세트장 같은 그 철길 사진 신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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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아시아

    [가볼만한 곳] 구룡령 옛길에서 길의 의미를 되새기다

    구룡령 <사진 신정일> 명승으로 지정된 우리나라의 옛길 가운데 하나인 구룡령 옛길을 걸었다. 2005년, 서울 남산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걷기 단체인 사단법인 ‘우리 땅 걷기’ 발족식이 열렸고, 그해 문경새재에서 제1회 길 문화축제를 개최했다. 이듬해 열린 제2회 길 문화축제에서는 ‘역사의 숨결이 살아 있는 길을 문화재나 국립공원으로 지정하자’는 운동을 주창했다. 당시 세미나 발제자로는 지도학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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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아시아

    [신정일의 역사지리] 서울 한강의 섬들을 아십니까? 잠실섬·부리도·저자도·난지도···”옛 모습 그대로 조감도로”

    수만년 한반도가 생성된 이후 크고 작은 시내들이 모여 오늘에 이른 한강. 한민족을 품고 흐른 한강은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다. 서울이 고향인 사람들조차, 또는 서울에 들어와 살아가는 사람들조차 한강에 수많은 섬이 존재했었다는 사실을 잘 모른다. 잠실섬, 부리도, 저자도, 여의도, 밤섬, 선유도, 난지도 등 한강을 수놓았던 역사의 흔적과 이름들은 한강개발로 인해 대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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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신정일의 시선] “나, 지금 뭐하고 있나? 그렇게 살아선 안 되잖아!”

    나는 무기력해질 때마다 도스토예프스키를 찾는다. 한 줄 한 줄 읽으며 그 매서운 겨울 들판 같은 문장들 속에서 마음이 서늘해진다. 특히 1981년 8월, 안기부 지하실에서의 고문과 고통의 기억이 떠오르곤 한다. ‘나는 지금 너무 편안한 것이 아닐까?’ ‘내가 고통이라 여기는 것이 정말 고통인가?’ “죄수들은 죄 없다는 증거를 갖고 있다. 무고한 사람은 증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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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아시아

    [신정일 칼럼] “동학 유족수당 웬말?…당장 폐지하라”

    동학은 더 이상 ‘보상’의 대상이 아니라, 우리가 되새기고 계승해야 할 ‘정신’의 대상이다. 현금이 아니라, 기억과 기림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 역사의 진정한 가치는 돈이 아닌 뜻을 잇는 데에서 비롯된다.(본문에서) 사진은 관군에게 압송되는 동학농민운동 지도자 전봉준. <출처=위키피디아> 전라북도가 전국적 비판의 중심에 서 있다. 다름 아닌 2025년부터 시행 중인 ‘동학혁명 유족수당’ 때문이다. 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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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아시아

    6·25날 아침에 떠오른 할아버지와 산삼 다섯뿌리 사연

    장뇌산삼(長腦山蔘), 장로(長蘆)라고도 불리는 산양산삼꽃. 경남 산청군 산청읍 범학마을 산양산삼 재배지에 진한 붉은색 꽃이 활짝 피어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7월 한달간 꽃이 피고 재배농민들은 종자를 확보하려고 씨 따기 작업을 벌인다고 한다.  2025년 6월 25일 아침, 컴퓨터를 켜는 순간 한국전쟁 발발일이라는 사실이 화면에 떠올랐다. 그 순간 문득 생각난 이는 다름 아닌 할아버지였다. 필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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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신정일의 시선] 장맛비에 다시 떠오르는 나의 어머니

    신정일 모친 정병례 여사 어제는 하루 종일 장맛비가 내렸다. 바람에 흔들림도 없이 주룩주룩 쏟아지는 비줄기 속에 지나간 추억들이 활동사진처럼 스쳐 지나가며, 문득 내 기억 속에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바로 어머니다. 오래전 일이다. 2013년 2월, 어머니를 장지로 모시는 날 새벽, 하얀 눈이 펄펄 내렸다. 진안으로 가는 길이 눈 때문에 염려스러워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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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신정일의 시선] 가난한 사람처럼 사는 부자

    책임이 전제된 자유. 그 속에서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자유. 그 자유를 하나하나 추구해 나간다면, 언젠가는 아름답고 조화로운 세상이 도래하지 않을까? <사진 신정일>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 사랑, 생명, 돈, 권력, 자유 등 다양한 답이 있을 수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본질적인 것은 ‘자유’일 것이다. 이 세상에 태어나 자기 의지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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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신정일의 시선] “베를 짜는 며느리가 한울님이다”

    해월 최시형 한 사람, 한 사람이 다 저마다 다른 우주이고 한울님이다. 그 한울님을 성스럽게 섬긴다면 세상에 평화와 사랑이 넘쳐날 것이다. 그 섬김을 온몸으로 표현한 사람이 수운 최제우의 제자 해월 최시형이었다. 해월은 김연국에게 후사를 맡겨놓고 충청도 보은의 장내리로 내려간 뒤 보은과 청주 그리고 진천 지역을 순회하며 도인들을 가르쳤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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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신정일의 시선] “간절한 기도는 하늘을 감동시킵니다”

    이 아이의 간절한 기도를 들어주소서 프랑스의 작가이자 철학자 알베르 카뮈가 살았던 시절, 남프랑스 보르도의 한 오래된 성당 구석 벽에는 다음과 같은 문구가 적혀 있었다고 합니다. “위대하신 성자 바울이시여, 제가 10등 안에 들도록 해주십시오.”“위대하신 성자 바울이시여, 그이가 데이트에 꼭 오도록 해주십시오.” 얼마나 솔직하고도 절실한 기도입니까? 카뮈는 자신의 저서 <작가수첩>(Carnets)에서 이와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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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

    강릉 향하는 ‘길’, 대관령 넘으며 만나는 시간의 ‘결’

    대관령 환희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옛길은 어디일까. 누군가는 문경새재를, 또 다른 이는 죽령이나 구룡령을 떠올리겠지만, 많은 이들이 평창과 강릉을 잇는 대관령 옛길을 으뜸으로 꼽는다. 대관령 옛길은 대관령휴게소에서 시작된다. 전나무와 자작나무가 병풍처럼 감싼 길을 따라 구불구불 걸어가면 국사서낭당에 이른다. 겨울 정취 가득한 이 길은 마음을 비우고 걷기에 더없이 좋다. 국사서낭당은 강릉단오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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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

    [신정일의 시선] 김지하 선생님을 추억하며

    김지하 선생과 필자(오른쪽) 벌써 오래 전, 2012년 7월에 나는 이런 글을 남겼다. “지난 연초, 김지하 선생님께 전화를 드렸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 선생님은 웃으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신형, 나더러 빨갱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어. 내가 빨갱이면 그 사람들은 도대체 뭐야.’ 그 말씀을 듣는데, 가슴 한켠이 뭉클해졌다. 김지하 선생님에게 ‘빨갱이’라고 말할 자격이 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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