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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categorized
경국지색의 꽃, 위태롭게 아름다운 양귀비의 ‘처염미’
양귀비 <사진 이병철> 경국지색(傾國之色). 옛사람들이 양귀비 같은 미모를 두고 찬탄하며 읊었던 말이다. 나라를 위태롭게 할 만큼 치명적인 양귀비의 아름다움은 어디에 있었던 것일까. 양귀비꽃은 모란이나 작약처럼 크고 풍성하면서도 우아하지도 않고, 장미의 뜨겁고 농염한 자태에도 턱없이 못 미친다. 양귀비꽃은 바람이 스치기만 해도 금세 흔들릴 듯한 가느린 꽃대 위에 피어난다. 얇디얇은 꽃잎은 비단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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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오월의 양귀비…망각의 꽃인가 생명의 불꽃인가
양귀비 <사진 이병철> 양귀비꽃은 오래전부터 꿈과 위로, 망각과 그리움의 꽃으로 불려왔다. 그리스 신화에서는 잠의 신 히프노스와 죽음의 신 타나토스가 이 꽃을 들고 인간의 슬픔을 어루만졌다고 한다. 아마도 그래서일까. 영연방 국가들이 모두 이 붉은 양귀비 꽃을 메모리얼데이(현충일) 상징으로 삼고 있다. 조국을 위해 산화해간 젊은 영혼들의 피로 물들여지고 살과 뼈로 자란 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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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오월에 내곁을 떠난 이들…노겸 김지하·무위당 장일순·우졸당 장태원
김지하 시인, 장일순 선생, 필자 이병철 시인(왼쪽부터) 꽃이 시시때때로 피고 지듯 사람의 태어남과 돌아감 또한 이와 다르지 않을 터이다. 날마다, 달마다 사람들이 태어나고 돌아간다. 해마다 그 태어난 날을 생일이라 기념하며 축하하고, 돌아간 날을 기일이라 추모한다. 이번 생에서 나와 인연한 오월의 기일들을 생각한다. 5월 8일은 어버이날이지만, 내가 형님으로, 사형(師兄)으로 모셨던 노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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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무너지는 세상에서 꽃으로 사는 법
자목련은 우리 집 안마당에서 유난히 늦게 피는 꽃이다. 지금 그 자목련이 한창이다. 나는 그 짙은 자줏빛이 좋다. 글 사진 이병철 저마다 서로에게 꽃이 되어 환한 미소로 마주할 수 있다면, 항상 꽃이 피는 듯이(常如花開之形) 온 사방에 봄꽃들이 화려함을 다투며 눈부시게 피어나고 있다. 그 꽃들과 마주할 때마다 문득, 나는 어떤 자태와 향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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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오늘의 시] ‘봄 신명’ 이병철
엊그제 해넘이를 배웅하고 돌아오는 어둠 내리는 남녘 바닷가에서 붉게 피어 있는 홍매를 만났다. 해가 진 뒤라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붉게 피어 있는 그 꽃의 자태를 담을 수 없는 아쉬움에, 햇살이 좋은 시간에 다시 찾아뵙기로 했는데 어제도 하늘이 흐리고 오늘도 비가 내리고 있다. 그래서 어둠이 내려앉은 그 시각에 만난 홍매의 자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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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말레이시아 3박 4일 가족여행, ‘무히바’에서 공존을 보다
여류 이병철 작가(오른쪽) 가족 두 아이와 함께 3박 4일 일정으로 말레이시아 가족여행을 다녀왔다. 눈이 내린 뒤 영하로 얼어붙은 서울을 떠나 약 7시간 만에 도착한 쿠알라룸푸르는 영상 34도의 한여름 날씨였다. 겨울의 한복판에서 여름의 정점으로 이동한 셈이다. 말레이시아는 개인적으로 익숙하지 않은 나라였다. 평소 큰 관심을 두지 않았기에 아이들이 여행지로 정하지 않았다면 특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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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책산책] ‘물속을 걸어가는 달’…그림자 없는 성자 수월 스님의 길
<물속을 걸어가는 달> 표지 경허 스님의 세 달이라고 하는 ‘수월, 혜월, 만공 스님’ 가운데 맏상좌라고도 할 수 있는 수월 스님에 대한 전설적인 이야기는 오래전에 계룡산의 자허 선생으로부터 들은 적이 있다. 선생이 어렸을 때 부모님을 따라 자주 가던 절에, 선생을 유난히 귀여워하며 업어 주거나 무등을 태워 주시면서 어린 자허 선생에게 수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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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기사
[르포-2016년 베네수엘라] 실패한 차베스의 꿈과 무너진 마두로의 현실
마두로(왼쪽)는 차베스(오른쪽) 사망 직전 후임으로 지목됐다 필자가 2016년 일주일간 체류한 베네수엘라 현장은 차베스의 사회주의 실험과 마두로 정권의 현실을 동시에 보여준다. 차베스는 권력 개혁과 빈곤 해소를 일부 달성했으나 부정부패와 경제 취약성을 남겼고, 마두로는 이를 계승하지 못하며 국가 경제와 통치 기반을 붕괴시켰다. 현지 시민들은 화폐 가치 하락, 물자 부족, 안전 위협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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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2026년 새해 아침의 편지…’耕’, 묵정밭을 다시 갈며
여류 이병철 짓고 쓰다 2026년 새해 첫 아침입니다. 이 아침에 올 한 해를 열어가는 첫 글자로 ‘경(耕)’을 가슴에 품습니다.씨앗을 묻기 전에 먼저 묵정밭을 가는 마음으로 새해를 다시 시작하고자 합니다. 돌아보면 지금 우리는 나라 안팎으로 매우 어려운 시대를 지나고 있습니다. 세계 곳곳에서는 전쟁과 무력의 언어가 더욱 기승을 부리며, 갈수록 심화하는 기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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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오늘의 시] 耕, 묵정밭 먼저 갈아-2026년 序詩
여류 이병철 짓고 쓰다 씨앗을 묻기 전에묵정밭 먼저 갈아야 하리. 내 마음 밭과세상의 밭 모두띠풀과 가시덤불 짙게 우거졌으니 저 묵정밭에서 자라는 건각자도생의 차디찬 눈길불신과 단절, 두려움과 탐욕아집과 위선의 끈질긴 독초들 뿐 저 묵정밭 갈아엎지 못하면새싹 돋아날 수 없으니저 독초들로는생명의 밥상 마련할 수 없으니 새봄에는내 안의 묵정밭 먼저 갈고세상의 묵정밭함께 갈아엎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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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내 생애 마지막인 2025년에 감사를
이병철 작 12월 31일, 올 한 해의 마지막 날이다. 아침에 눈을 뜨며 오늘만은 어느 누구도, 세상의 그 어떤 일에도 미워하거나 싫다는 말을 하지 않기로 마음먹는다. 그렇게 오늘 하루를 다만 감사함으로 오롯이 보낼 수 있기를 마음 모은다. 그래야 올 한 해를 온전히 감사함으로 마무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돌아보면 지금 이처럼 지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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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여류 이병철 단상] 한 권의 몽골 순례집, 한 해의 마침표
2025 한 해 수고들 많으셨다. 2026 어떻게 맞을 것인가? 엊그제 사천의 강달프와 엘리 님의 흙사랑농장 안의 집, 보인재(輔仁齋)에서 지난 6월 열흘간의 몽골 생태영성순례에 대한 보고서라 할 수 있는 「2025 몽골 생태영성 순례집」 출간 기념과 송년 모임이 있었다. 이 집의 당호인 보인재(輔仁齋)는 익산의 남곡 형과 내가, 강달프 내외가 새로 마련한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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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죽음과 유서’로 숲마루재 2025 공부 마무리..내년엔 ‘파동의학’을
숲마루재 회원들. 필자는 사진을 찍느라 안보인다. ‘죽음’에 관한 공부를 마친다는 말은 적절한 표현이 아니다. 죽음에 관한 공부는 죽음을 맞이할 때까지 계속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런 표현을 쓰는 것은 2025년 올 한 해 숲마루재 모임의 공부 주제를 ‘죽음’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어제 모임을 끝으로 올해의 주제인 ‘죽음’에 관한 공부를 일단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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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쌀 한봉지에 담긴 아이들 마음: ‘경천애인’에서 ‘사물여천’까지
엊그제 순천사랑어린배움터에서 택배를 보내왔는데, 그 속에 쌀 한 봉지와 손으로 쓴 편지 두 통이 들어 있었다. 지난번에는 지리산 실상사 농장 이름으로 쌀 10kg을 보내왔는데, 실상사 농장에서는 해마다 쌀뿐만 아니라 농장에서 거둔 결실 가운데 나눌 만한 것이 있으면 보내주곤 한다. 그래서 엊그제 실상사에 들렀을 때 회주스님께, 덕분에 배 굶지 않고 겨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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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50년만에 내복 입고 시월 묘사(墓祀)
고향 10대조 묘사부터는 우리 집안 재종(再從)들이 함께 모시는 시제(時祭)이다. 대개 10월 중순경에 모시는 이 시제는 윗대를 차례로 지내오다가 11대조까지는 문중이 함께 모시고, 10대조부터는 우리 집안에서 내가 주관하여 모시고 있다. <주자가례>에 따르면 ‘3대 봉제사’라 하지만, 부친께서는 후손들에게 그 번거로움이 이어지기를 원치 않으셨다. 그래서 당신 조부(祖父)대까지 과감히 시제로 올리셨고, 어머니께서는 일 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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