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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선윤의 일본이야기] 한국과 일본의 ‘글쓰기’
막내가 고등학생이 되었다. 학교는 입학 전 숙제를 산더미처럼 내주었다.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닌 모양이다. 큰애가 고등학교 입학할 때는 나도 스트레스였다. 전투장에 내보는 마음으로 이것저것 챙기고 거들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전혀 신경이 쓰이지 않는다. 나도 고등학생 엄마로서 고수가 된 셈이다. 아이는 엄마가 간여하면 간여한 정도의 크기, 혹은 더 작은 크기로밖에 크지 않는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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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고선윤의 일본이야기] 우리 동네 애완견
애완견 나는 30년이 넘은 오래된 아파트에 살고 있다. 건물만 오래된 것이 아니라 사람들도 오래되었다. 근방에 ‘팰리스’라는 이름도 웅장한 주상복합 고층건물이 들어서자 새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옮겨갔고, 이곳 사람들은 옛모습 그대로 살고 있다. 그러니 숟가락 수까지 아는 서울에서는 보기 드문 이웃들이다. 아랫집 따님 시집보낸다고 함이 들어오는 날에는 아파트 단지 전체가 떠들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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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선윤의 일본이야기] 까칠남 미켈란젤로의 ‘최후의 심판’
르네상스의 ‘까칠남’ 미켈란젤로가 시스티나성당에 ‘최후의 심판’을 그린 뒤 밀린 월급을 달라는 독촉장을 보냈고, 그 독촉장이 로마교황청 비밀서고에 소장되어 있다니 참으로 재미난 이야기가 아닌가. 바티칸 로마교황청에는 8~20세기의 성서사본과 공문서, 편지 등 가톨릭과 관련된 각종 기록을 소장하고 있는 비밀서고가 있는 모양이다. ‘비밀’이라는 단어가 무척 매력적인데, 바티칸은 서고 개설 400주년을 맞이해서 지난 2월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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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고선윤의 일본이야기] 손을 뻗으면 닿을 수 있는 사람들
만남에는?여러 가지가 있다. 생각지도 못한 가벼운 만남이 큰 의미로 다가올 수도 있고, 천년만년 함께할 것 같은 요란한 만남이 소홀해지는 경우도 있다. 오늘 내가 만난 이 사람은 훗날 어떻게 기억될지…. 나직한 향을 자랑하는 난 하나 2009년을 마감하는 추운 겨울날, 나는 졸업하고 20년 만에 처음으로 사학과 동문회에 나갔다. 매년 초대장을 받았지만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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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고선윤의 일본이야기] 여자아이의 명절 ‘히나마쓰리’
히나마쓰리 3월3일은 여자아이의 명절 ‘히나마쓰리(ひな祭り)’다. 헤이안시대 딸아이의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것에서 비롯된 것이니 천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히나’는 원래 옷을 입힌 인형이라는 뜻이다. 당시 나무로 만든 인형을 강물에 흘려보내면서 병이나 재앙까지도 함께 보내는 액막이 행사의 하나였는데, 지금도 ‘히나나가시(ひな流し)’라면서 이런 풍습이 남아있는 지역이 몇 군데 있다. 이것이 오늘날과 같이 빨간 천을 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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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선윤의 일본이야기] 졸업을 맞이하는 젊은이들에게
열을 말하면 하나도 겨우 들어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하나를 말해도 열을 들어주는 사람이 있다. 하진이가 그런 사람이다. 학위를 받고 천안의 모대학교 일본어학과에서 처음 강의를 시작했을 때 만났으니, 이 만남도 10년이 훨씬 넘는다. 항상 긍정적이고 열심히 뛰어다니는 그의 모습은 지금도 행복한 웃음소리와 함께 기억된다. 하루는 서재의 책을 옮길 일이 있어서 어렵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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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고선윤의 일본이야기] 딸아이의 일본나들이
방학이라 딸아이를 일본 할머니댁에 보냈다. 할머니가 얼마나 예뻐하는 손녀딸인가. 아직도 손바닥만한 스웨터를 만들어서 보내는데, 요 1년 사이 얼마나 컸는지 보여드리고 싶었다. 고등학생이 되면 좀처럼 시간을 내지 못할 것이라 특별 보너스를 마련한 셈이다. 고등학교 3년 찍소리 말고 공부만 하라는 무언의 압박도 겸해서 이런 결정을 내렸다. 혼자보다는 친구가 함께 하면 좋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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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고선윤의 일본이야기] 진보쵸를 아시나요?
10년 전 이 집으로 이사 오면서 가장 큰 방을 서재로 꾸몄다. 풍수지리상 안방(가장 큰 방)은 역시 부부가 써야 한다고 어른들이 말씀하셨지만 “둘이서 꼭 껴안고 자기에 이 방은 너무 크다”고 우기면서 벽 하나를 책꽂이로 채웠다. 그리고 책상을 3개 들여놓았다. 방이 4개인 집을 마련하면 꼭 하고 싶었던 일이다. 책장을 4분의 1로 구분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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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고선윤의 일본이야기] 판다가 귀엽다고?
아버님께서 노인대학을 다니기 시작하셨는데, ‘두루미반’이라신다. 순간 웃음을 참았는데 “옆집 김씨 영감은 거북이반이야”라는 말에 모두 낄낄낄 웃음보가 터졌다. “나는 판다반인데”라고 어린 손자가 한마디 더 하자, 이제는 배꼽을 잡는다. 동일본 판다유치운동 몽실몽실한 귀여운 몸짓으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판다를 둘러싸고 일본에서는 재미난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다. ?2011년 12월22일 센다이시(仙台市) 부시장과 탤런트 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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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선윤의 일본이야기] 겨울밤 유혹하는 ‘고타츠’
할머니의 상자 몇 달 전 일본에 계시는 어머니로부터 소포를 받았다. 뜯어보니, 가로세로 2미터는 되는 커다란 이불과 방망이가 2개 들어있었다. 여기저기 흠이 있는 것으로 보아, 칼국수 밀 때 쓰라고 어디서 주어오신 모양이다. 이불 역시 새것은 아니었다. 그리고 얼마 후 또 소포가 하나 도착했다. 손수 뜨신 조끼, 센베이 과자, 부엌에서 쓸 물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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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선윤의 일본이야기] 목욕탕 개방
우리나라 목욕의 역사는 신라시대 때부터 시작되는데, 절에 대형 목욕탕이 설치되었던 것으로 보아 청결의 수단만이 아니라 종교의식의 수단으로 활용되었음을 감지할 수 있다. 일본의 목욕역사 역시 불교와 관련이 있다. 원래 불상을 씻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었는데, 승려들의 심신을 깨끗이 하기 위해서 욕당(浴堂)을 마련하고 승려들이 입욕한 후에는 주변의 가난한 사람들이나 환자, 죄수들에게 개방했다. 이것을 시욕(施浴)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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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선윤의 일본이야기] 반야, 대중목욕탕, 센토
반야 사할린에 두 달가량 머문 적이 있다. 해방 후에도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남아야 했던 우리 동포들의 애환을 담고자 떠난 촬영팀을 따라 갔는데, 두 달이라는 시간은 길었다. 사할린의 겨울은 추었고 스텝들과 보드카를 즐기는 것도 싫증이 날 무렵, 내가 찾은 즐거움의 하나가 ‘반야(vanya, 러시아식 목욕)’였다. 숙소에서 30분 거리에 여럿이 이용할 수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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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선윤의 일본이야기] 나를 참 기쁘게 하는 선물 ‘후쿠부쿠로’
나를 참 기쁘게 하는 선물이 있다. 매년 이맘 때면 라면박스 크기의 상자가 도착한다. 종합과자세트다. 상자 안에는 비스킷, 초콜릿, 사탕, 껌 그리고 새콤달콤한 희한한 과자들로 가득하다. 이 상자에는 ‘고선윤 앞’이라고 분명 내 이름이 적혀 있다. 아이들은 이런 선물을 보내는 지인이 있는 엄마를 무척 부러워한다. 지금은 둘 다 덩치가 나보다 크지만 초등학생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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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선윤의 일본이야기] 부탄국왕 내외는 행복바이러스 숙주
아시아엔은 오는 11월11일 창간 3돌을 맞습니다. 그동안 독자들께서 보내주신 성원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아시아엔은 창간 1년만에 네이버와 검색제휴를 맺었습니다. 하지만 제휴 이전 기사는 검색되지 않고 있어, 그 이전 발행된 아시아엔 콘텐츠 가운데 일부를 다시 내기로 했습니다. 독자 여러분께 좋은 정보가 되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편집자> 얼마 전 학생들에게 “만일 세상에 네 명의 왕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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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고선윤의 일본이야기] 아빠 힘내세요!
간바레, 간바레, 간바레~!! 원더풀 원더풀 아빠의 청춘 부라보 부라보 아빠의 인생~♬ 연말이라 한잔하고 온지라 현관부터 시끄럽다. “아빠 냄새나”라면서 눈을 잔뜩 홀긴 딸아이의 하얀 뺨에 시커먼 얼굴을 들이대고 뽀뽀를 하니 기겁을 한다. 나는 이 노래를 들을 때마다, ‘간바레, 간바레, 간바레~’라면서 끝나는 <간파쿠 실각>이라는 노래를 연상한다. ‘간파쿠(?白)’란 성인이 된 천황을 보좌해서 정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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