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6월 3일은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이다. 선거일까지 두 달도 채 남지 않았다. 지난 2월 20일(선거기간 개시일 전 90일)부터는 광역의원, 기초단체장, 기초의원 선거의 예비후보자 등록이 시작됐다. 선관위에 등록을 마친 예비후보자들은 선거사무소를 설치하고, 현판과 현수막을 게시하며, 선거사무장과 회계책임자를 선임한다. 거리에서는 어깨띠를 두르고 명함형 인쇄물을 배포하는 등 제한된 범위 내에서 선거운동도 가능하다.
그러나 광역 및 기초의원 선거구가 아직 획정되지 않은 상태다. 출마 예정 지역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예비후보자들은 체계적인 선거운동을 펼치기 어렵고, 유권자 역시 혼선을 겪을 수밖에 없다. 현재로서는 국회의원 선거구를 기준으로 추정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선거구 획정이 지연되는 배경에는 정치적 이해관계가 자리하고 있다. 유권자의 정치 성향은 연령, 성별, 학력, 직업, 지역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달라지며, 특히 지역별 투표 성향은 선거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 선거구를 어떻게 나누느냐에 따라 정당 간 득표율이 달라지고, 당락이 뒤바뀌는 경우도 발생한다.
이 같은 문제는 다른 나라에서도 반복되어 왔다. 1812년 미국 엘브리지 게리 주지사가 특정 정당에 유리하도록 선거구를 획정하면서, 그 모양이 도롱뇽(salamander)을 닮았다는 데서 ‘게리맨더링(Gerrymandering)’이라는 용어가 생겨났다. 이는 선거구 획정이 정치적 도구로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우리 국회 역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2015년 6월 19일,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로 이관하고, 획정안을 선거일 1년 전까지 확정하도록 공직선거법에 명문화했다. 그러나 실제로 국회가 해당 기한을 준수한 사례는 거의 없다.
특히 기초의원 선거의 경우, 선거구별 의원 정수는 법적으로 2인에서 4인까지 가능하도록 되어 있다. 획정위원회는 3인 또는 4인 선거구를 포함해 안을 마련하지만, 최종 결정권을 가진 시·도의회에서 양당에 유리한 2인 선거구로 재조정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소수 정당의 의회 진출을 확대하려는 제도의 취지와도 어긋난다.
양당 중심의 정치 구조는 정책 경쟁과 책임정치 측면에서 일정한 장점을 갖는다. 그러나 정당 간 대립이 심화되고 진영 논리에 치우칠 경우, 정치적 갈등과 사회적 비용이 커질 수 있다. 지방자치의 발전을 위해서는 다양한 정치 세력이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과 운영의 공정성이 함께 확보되어야 한다.
새로운 봄을 맞는 지금, 정치 역시 변화의 계기를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