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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핵심은 신뢰, 무엇을 믿게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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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엔=리븐 드수자 ‘더 타임스’ 쿠웨이트 편집장] 매일 오후 3시 30분, 쿠웨이트의 라디오 청취자들은 주파수를 99.7에 맞춰놓고 익숙한 리듬을 즐긴다. 청취자들은 부담 없는 음악과 소소한 일상을 들으면서 집에서 휴식을 취하는 듯한 편안함을 느낀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질문이 떠올랐다. “정보가 넘쳐나는 세상에서 우리는 무엇을 믿을 수 있을까?” 이 질문은 더 이상 우리 언론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 모두의 문제다.

이성보다 감성이 더 중요시되는 이 시대에 쿠웨이트 언론은 절제의 미를 추구하며 흔들리지 않는 기준점을 제시해 왔다. 감정선을 자극하지 않았으며, 추측을 최소화했고, 또 속도보다 명확성을 우선시 했다. 쿠웨이트 언론이 독자의 신뢰를 얻을 수 있었던 이유다. 그에 따른 대가도 있었다. 정보가 순식간에 퍼지는 시대에 찰나의 주저는 공백을 유발한다. 그 빈틈을 불명확한 출처의 소스들이 파고든다.

뉴스룸 직관의 영역을 벗어난 미디어 생태계

과거 언론의 사실확인은 경험, 즉 뉴스룸을 통해 쌓아온 직관에 의존했다. 그러나 인간의 직관만으로 모든 사실관계를 검증하기가 어려워졌다. AI 생성 영상이나 사진, AI가 재구성한 자료들이 전례 없는 속도로 확산되면서 뉴스룸도 시대에 부합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했다. 예전에는 검증이 보도의 마지막 절차였다면, 이제는 검증이라는 행위 자체가 절차를 관통하는 핵심이 됐다.

정보도 보다 명확한 범주를 통해 분류된다. 완전히 검증됐는지, 부분적으로 검증됐는지, 혹은 전혀 검증되지 않았는지… 편집자가 한 편의 기사를 완성하기 위해 들이는 시간과 노력도 정보의 범주에 따라 달라진다. 언론사의 역량 역시 단순히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서 이 정보를 어떻게 증명하고 어떻게 기사로 가공하는 지에 달려있다. AI의 효율성을 제대로 이용하고 또 판단하는 새로운 타입의 뉴스룸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정확하고 깊이 있는 보도는 매 순간 가치 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언론은 ‘먼저 보도하라’는 단순한 원칙 하에 작동했다. 사안을 제일 먼저 보도해야 이슈를 주도할 수 있다는 논리다. 그러나 초연결사회인 오늘날에는 이 논리가 더 이상 통용되기 어렵다. 그 결과 새로운 편집 철학이 떠오르고 있다. 특정 사안을 가장 먼저 보도하는 기사는 그 순간의 가치를 지닐 수 있다. 그러나 정확하고 깊이 있는 보도는 매 순간 고유의 가치를 지닌다.

서사를 어떠한 관점에서 풀어내는지도 중요하다. 국제 사안을 주로 다루는 언론은 거시적이고 지정학적인 관점에서 서사를 해석한다. 지역 언론은 해당 지역의 사회문화적 맥락과 현장감, 사건이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풀어낸다. 관점의 우위를 따지는 것이 아니다. 다만 독자 입장에서, 이 같은 관점의 차이를 인식한다면, 사안에 대한 폭넓고 깊은 이해가 수월해질 것이다.

변화는 뉴스룸 내부가 아닌 외부에서

전통적인 언론은 명확한 구조 하에 운영돼 왔다. 그러나 소셜미디어의 등장으로 구조적인 이점이 오히려 걸림돌이 되고 있다. 정보생산자의 권력 구도가 재편된 것이다. 소셜미디어는 이용자 참여를 통한 즉각적인 공유가 가능하다. 반면 검증되지 않는 정보도 퍼뜨린다는 약점을 지니고 있다. 언론은 정보의 통제권이 혼재된 상황에서 새로운 상대와 경쟁해야 한다.

언론은 이러한 변화가 뉴스룸 내부가 아닌 외부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독자는 더 이상 수동적인 주체가 아니다. 스마트폰으로 누구나 정보를 공유하는 세상이다. 비상 사태에서는 이러한 방식의 정보 공유가 보다 효율적일 수 있다.

그러나 만약 이 정보를 신뢰할 수 없다고 가정해 보자. 개인이 어떻게 신뢰할 수 있는 언론과 정보를 구분할 수 있는가? 가장 기본적인 질문에서 시작해 보자. 출처가 누구인가? 다른 곳에서도 확인된 정보인가? 대다수의 허위 정보는 검증 후가 아닌 수신 즉시 확산된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원점으로 돌아오자. 현 시대의 언론이 직면한 문제는 기술이나 속도의 문제가 아니다. 핵심은 신뢰다. 누구나 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지만 불분명한 정보도 넘쳐난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의 문제가 아니다. “무엇을 믿을 수 있는가”에 관한 문제다. 언론이 진실을 지킨다면 그리 어려운 문제는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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