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지시간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합동작전 ‘포효하는 사자(Operation Roaring Lion)’에 따라 이란 수뇌부와 회동하고 있던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미 공군 B-2에서 발사된 벙커버스터에 의해 사라졌다. 37년 동안 ‘신의 대리인’으로 불리며 반미와 반유대주의를 기치로 이란을 철권 통치했던 하메네이의 사망은 중동 지역의 세력판도를 일거에 뒤바꾸고 새로운 구도를 형성하게 되었다.
레바논의 헤즈볼라, 가자지구의 하마스와 더불어 시아파 맹주로 저항의 축을 구축했던 이른바 ‘시아 초승달(Shia Crescent)’의 큰 부분이 떨어져나간 것이다.
내부적으로 가혹한 독재자라는 비난을 받으면서도 꿋꿋하게 핵무기 개발에 몰두해 핵폭탄 보유 직전 단계까지 이른 상황에서 유명을 달리한 그는 분명 냉혹한 호전주의자임에 분명하다. 따라서 미 중앙정보국(CIA)과 이스라엘 모사드의 미-이스라엘 정보 공조로 전격 진행된 이번 작전은 폭정에 시달렸던 많은 이란 민중과 일부 국제사회로부터 갈채를 받고 있다.
하지만 세계 경찰을 자임하면서 에이브러햄 링컨호 및 제럴드 포드호 등 두 척의 항공모함을 비롯한 막강한 전략자산을 기반으로 이란을 몰아친 미국과, 유대계 미국인들로 포진된 도널드 트럼프 진영을 부추겨 이번 작전을 전개하게 만든 이스라엘 또한 국제사회 전반으로부터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더욱이 이번 작전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진행된 미-이란 간 3차 핵 협상이 긍정적으로 종료된 직후 단행되었고, 이달 중으로 예정된 오스트리아 빈에서의 4차 협상을 앞두고 있던 시점이라는 점에서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이란 또한 중동 지역에 산재한 미군 해외기지들에 대한 융단 공격을 감행하는 등 사태가 현재진행형이어서 앞으로의 추이를 지켜봐야겠지만, 이 시점에서 쉽게 판단할 수 있는 것은, 이란도 이란이지만, 미국과 이스라엘 또한 국제사회로부터의 비난을 피할 수 없다는 점이다.
우선 지구촌 전체가 지구 종말을 예고하는 아마겟돈 전쟁의 악몽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점이다. 자칫 향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러시아‧중국의 대결 구도로 편성될 경우 그 같은 상황이 도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당장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한 해상 물류 이동의 병목현상으로 각국이 피해를 입을 것이 불 보듯 뻔하다. 특히 수출이 경제 기반인데다 대부분의 원유를 중동으로부터 수입하고 있는 대한민국으로서는 치명적인 상황이다.
아말렉(עֲמָלֵק)은 구약성경에 나오는 고대 민족으로 현 이스라엘 남쪽 주변에 살았다. 이스라엘 민족을 오랫동안 괴롭힌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이스라엘 백성이 이집트를 탈출할 때부터 적대적인 관계를 유지했으며, 성경에서는 이스라엘을 공격하는 악한 민족으로 묘사되고 있다. 아말렉 족속은 에서의 아들인 엘리바스의 아들, 즉 에서의 손자를 일컫는다.
이란은 아말렉적 존재다. 그렇다고 미국이 정의? 턱없는 소리다. 그를 등에 업고 호가호위하는 이스라엘 또한 현대판 아말렉이다. 결국 이번 전쟁은 아말렉과 아말렉, 그리고 또 다른 아말렉의 싸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진흙 밭의 개싸움(泥田鬪狗)’일 뿐이다.
“종이호랑이에 불과하다”는 냉소를 받는 유엔이지만, 재차 나서 중동에서의 전운을 제거하기 위한 중재에 적극 나설 필요가 있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