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문화

[오늘의 시] ‘음표, 그리고 물 음표’ 석문섭

우산 받침대

피아니스트 임윤찬의 연주를 듣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피아니스트가 연주하는 수만개의 음표는
원래 물음표였겠구나.

오선지 위에서 음표로 존재하고 있지만,
원래 그것은 작곡가의 물음표였다.
그리고 그것을 처음 마주한 연주자에게도
물음표였을 것이다.

연주자는 기계가 아니기에,
악보를 보면 수많은 질문을 한다.
음표 하나를 연주하는 데도
무수한 물음표를 던진다.

그렇게 원래는 물음표였던 것을
자신만의 음표로 변환하는 것,
그게 음악이 아닐까.
음표, 그것은 원래 물음표였다.

비 오는 날,
누군가가 우산통에
아무렇게 꽂아놓고 간 저 우산들도
물 음표일 수 있다.

젖은 우산에 흐르고 있는 것이
단순한 빗물일까.
물 음표를 뒤집어 쓰고 걸어왔던
길 위에서 만났을 무언가일까.

석문섭

베이직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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