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랑군시 쉐다곤파고다 앞 꽃 파는 소녀에게
간절한 시선을 쏟아 부으며 다가갔다
기어이 가까이 다가가 사랑을 고백하고 싶었다
미동도 하지 않은 채 꽃의 경전을 읽으며
꽃을 파는 평화의 천사 랑군소녀
좌판에 펼쳐진 꽃들의 수다에도
픽션스토리 삼매경에 빠진 표정이 신비하기 이를 데 없다
누가 살까 저 수다스런 꽃들
꽃을 팔아서 일용할 양식을 살까
팔리면 부처님께 자비롭게 보시를 할까
아 무언의 저 소녀
자신이 팔고 있는 꽃과는 전혀 상관없는 듯
길 위에 가부좌 틀고 앉아 선정에 든지 한참이다
나는 저 꽃 파는 소녀를 사랑한다
나는 꽃을 팔면서 꽃의 경전을 읽는 저 소녀를 사랑한다
뾰족탑 아래 심오한 절간의 부처님 보다
뜨겁게 달궈진 아스팔트길을 맨발로 걷는
빨간승복의 버마스님보다 더 신묘한
득도의 길에 들어선 소녀보살을 나홀로 짝사랑 한다
이윽고 중천에 떠오른 버마태양이
달큰한 빛살들을 들뜬 내 속가슴에 사정없이 쏘아댄다
그러나 어쩌란 말이냐
내가 도저히 다가설 수 없는 저 숭고하게 꽃을 파는 랑군소녀를
꽃을 팔면서 경전 삼매경에 빠져든 저 소녀보살을
그저 짝사랑에 빠질 뿐
나는 기억하리라 또는 영원히 짝사랑하리라
궁휼한 시대 부처님의 속살을 훑고 있는
저 꽃파는 소녀보살을
문창길 시인은 1984년 ‘두레시동인’으로 작품활동 시작. 고양작가회의 회장. 시집 『철길이 희망하는 것은』 『북국독립서신』. 인도네시아 번역시집 『Apa yang Diharapkan Rel Kereta Api』 등. 계간 <창작21> 편집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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