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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윤 건강칼럼] 이순재 국민배우가 일깨워준 근육 관리의 중요성

장소팔 선생 아들 장광팔(왼쪽)씨와 며느리 독고랑(오른쪽)씨와 함께 했던 당시 이순재 선생 <사진 조용연 작가>

최근 국민배우 이순재 씨가 노환으로 인한 치료와 회복 과정에서 다리에 힘이 빠져 보행이 어렵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70년에 가까운 연기 인생 동안 드라마와 연극을 넘나들며 대중에게 깊은 울림을 준 그는 연예계의 살아있는 역사다. 지난해까지 무대와 스크린에서 활발히 활동했지만, 결국 건강 문제로 연극 무대를 중도 하차해야 했고, 각종 시상식에도 참석하지 못했다. 그의 사례는 근육 건강이 단순히 외모나 체력 문제가 아니라 삶의 질과 직결된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다시 한 번 각인시킨다.

인체에는 600여 개의 근육이 있으며, 이는 몸무게의 절반을 차지한다. 그러나 근육은 30세 이후 서서히 줄어들기 시작해 50세 이후에는 매년 1~2%씩 감소한다. 특히 하체 근육은 소실 속도가 빠르다. 그 가운데 종아리 근육은 균형을 잡고 보행을 안정시키는 핵심 기관이다. 단순히 걷는 힘을 담당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며 정맥을 압박해 혈액을 심장으로 끌어올리는 ‘제2의 심장’ 역할을 한다. 종아리 근육이 약화되면 혈액순환 장애, 하지정맥류뿐 아니라 낙상 위험도 높아진다. 낙상은 노년기의 치명적 사건으로, 고관절 골절 후 누워 지내면서 폐렴, 뇌경색, 욕창 등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등 근육 역시 건강의 기둥이다. 광배근, 승모근, 척추기립근 등은 몸을 곧게 세우고 상체와 하체의 힘을 연결하는 중심축이다. 강한 등 근육은 척추에 가해지는 부담을 덜어주어 허리 통증을 예방하며, 오래 앉아 있거나 무거운 물건을 들 때 충격을 흡수한다. 전문가들이 등 근육 강화를 ‘건강 수명의 열쇠’라 부르는 이유다.

문제는 근감소증이다. 근육이 자연스럽게 줄어드는 노화를 넘어, 최근에는 공식 질병으로 분류되고 있다. 미국은 이미 2016년 질병코드를 부여했고, 우리나라 역시 2021년부터 근감소증을 표준 질병으로 포함했다. 근육이 줄면 기초대사량과 에너지 비축 능력이 떨어져 쉽게 피로해지고, 체중 감소와 체력 저하로 이어진다. 물건을 들기 어렵거나 계단 오르기가 힘들고, 종아리 둘레가 눈에 띄게 줄어든다면 의심해야 한다.

예방은 생활습관 속에 있다. 근육은 자극이 있어야 유지되고 성장한다. 스쿼트, 카프레이즈, 런지, 점핑 스쾃 같은 하체 운동은 종아리 근육을 강화하고, 풀업과 플랭크 같은 운동은 등과 코어 근육을 단련한다. 여기에 단백질과 비타민D 섭취가 병행되어야 한다. 단백질이 부족하면 운동 효과가 줄고 오히려 근육 소실이 빨라질 수 있다.

“노년에 넘어지면 인생이 무너진다”는 말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낙상 예방은 생활 공간을 안전하게 꾸미는 작은 실천에서 시작되지만, 가장 근본적인 해법은 종아리와 등 근육을 지키는 것이다. 국민배우 이순재 씨의 사례는 우리 모두에게 근육 관리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경고음이다. 건강한 근육은 곧 건강한 노년을 보장하는 가장 확실한 보험이다.

박명윤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서울대 보건학박사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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