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년 11월 출간된 <세계 속의 글로벌기업 펼친 이대봉 자서전>은 고(故) 이대봉 회장의 삶과 신념, 경영과 사회적 실천을 아우르는 묵직한 기록이다. 2024년 10월 작고한 이 회장은 참빛그룹을 창립한 기업가이자 서울예술학원 이사장으로 활동하며 수많은 청년들에게 교육과 예술의 기회를 제공했다. 이 책은 단순한 성공의 회고가 아니라, 상실과 용서, 그리고 나눔이라는 주제를 관통하는 실천적 고백이다.
책은 총 다섯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장 ‘나의 성장기’에서는 어린 시절의 가난과 노동, 자수성가의 과정을 담담히 그린다.
제2장과 제3장에서는 참빛그룹의 창업과 성장, 그리고 1987년 아들 대웅 군을 학교폭력으로 잃은 개인적 비극을 함께 다룬다. 이대봉 회장은 아들의 죽음을 법적 분노가 아닌 ‘용서’로 마주했고, 아들의 이름을 딴 음악장학회를 세워 예술 인재를 후원하며 사회에 기여하는 길을 택했다.
제4장에서는 백두산 등산로 복원, 베트남 하노이 그랜드 플라자 호텔 건설 등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으로 뻗어간 그의 도전이 담겨 있다.
제5장은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주제로, 사회적 책임과 나눔의 철학을 끝까지 지켜낸 경영인의 모습을 조명한다.
이대봉 회장은 단지 자본의 축적에 만족하지 않았다. 그는 서울예술학원을 인수해 교육현장을 개선하고, 국내외 소외계층 학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했다. 특히 고려인, 조선족, 다문화 배경 학생들에게 기회를 열어주는 데 남다른 열정을 쏟았다. 기업인으로서의 성공도, 교육자로서의 헌신도 결국은 “잃은 자가 오히려 나누는 자가 된다”는 그의 신념 위에 있었다.
이대봉 회장의 삶은 격정의 시간을 지나면서도, 그리고 무엇보다 아들의 상실이라는 절망 속에서 그는 더 많은 청년들의 울타리가 되었다.
<세계 속의 글로벌기업 펼친 이대봉 자서전>은 오늘날의 독자들에게 다시 묻는다. 상실은 누구에게나 오지만, 그것을 어떤 방식으로 기억하고 무엇으로 바꿀 것인가는 각자의 몫이라는 것이다. 이대봉 회장은 그 질문에 자신의 삶으로 답했다. 조용히 생을 마감한 그의 마지막 모습은 생전의 삶과 꼭 닮아 있었다. 말보다 실천을 택했던 사람, 아들 대웅 군을 가슴에 묻고 더 많은 아이들의 이름을 품어준 아버지, 그리고 우리 사회에 진정한 ‘선순환’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했다.
<세계 속의 글로벌기업 펼친 이대봉 자서전>은 기업인뿐 아니라 삶의 방향을 고민하는 이들에게도 깊은 통찰을 제공한다.
그가 이렇게 말하는 듯하다. “진정한 성공은 무엇을 이루었느냐보다, 누구를 위해 무엇을 남겼느냐에 달려 있다.”
작년 10월 초 이 회장의 갑작스런 죽음이, 여느 유력자의 경우에서도 나타나듯, 자칫 유족에게 깊은 슬픔과 방황과 혼란을 가져왔다면, 더 시간 흐르기 전에 고인의 이 책을 읽으며 각자의 자리를 찾길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