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산업미디어

[책산책] 서병륜 ‘물류의 길’…”산업 잇고 미래 여는 통찰”

서병륜 로지스올 회장 40년 역정…파렛트에서 글로벌 SCM까지
후진을 위한 지혜의 보고, 실무와 철학을 담은 물류 자서전

서병륜 저 <물류의 길>

물류 전문가 서병륜 회장이 2021년 9월 펴낸 책 <물류의 길>(삼양미디어)은 단순한 물류 실무 지침서를 넘어, 한국 물류산업의 발전사이자 저자의 40년 인생 여정을 담은 철학적 기록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후진들에게 물류의 미래를 열어갈 지혜의 보고를 남기고자 했다.

책은 총 세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은 ‘물류 개척의 길’로, 서 회장이 대우그룹 지게차 마케팅 담당으로 물류에 입문해 한국파렛트풀㈜을 설립하고, 한국물류연구원과 물류협회를 창립하며 산업 기반을 닦아온 과정을 서술한다. ‘물류의 혈맥’으로 표현되는 파렛트 시스템 도입부터, 일본물류협회와의 제휴, 전국 물류대회 개최, 강연 1,500회, 전문 도서관 개관에 이르기까지 한국 물류 인프라의 형성과 확산이 생생하게 전개된다.

2장 ‘물류 컨설팅의 길’에서는 그가 쌓은 실무 노하우가 구체적으로 제시된다. 물류 모듈 체계, 포장 표준화, 물류 공간 재설계, 물류센터 최적화, 온라인 실시간 물류 대응 등 현재에도 유효한 전략이 총망라되어 있다. 산업단지 물류 공동화 같은 미완의 과제도 포함돼 있어 실무자나 정책입안자에게 유용한 참고서 역할을 한다.

3장 ‘물류 사업화의 길’에서는 한국파렛트풀㈜의 설립과 운영 과정을 중심으로, 국내외 물류 사업화와 시스템 표준화 노력이 펼쳐진다. 계약서 없이 시작한 사업, 3조 원 투자, 노조와의 갈등, 일본과의 파트너십, 환경친화적 물류까지 도전과 응전의 이력이 담겼다. LogisALL 창립과 글로벌 SCM 사업, RRPP POOL 등 최근까지의 사업 확장도 이어진다.

책 말미에는 국내외에서 발표한 물류 논문과 자료가 부록으로 수록되어 있어, 학술적 가치 또한 높다. 서문에서 저자는 물류를 ‘배워도 끝이 없는 금광’이라 표현하며, 후학들에게 이 책이 ‘실천의 교과서’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에필로그에서는 “이제 후진들이 새로운 관점에서 물류의 길을 이어가야 할 때”라고 당부한다.

서병륜 회장은 현재 로지스올그룹 회장으로 재직 중이며, 국내 최초 물류 전문 도서관인 ‘The LogiSCM Library’를 운영하고 있다. 약 6,500권의 물류 전문서적을 비치한 이 도서관은 후진 양성을 위한 산 교육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그는 또한 한국물류연구원, 한국물류협회 창립자로서, 학문과 산업을 잇는 교량 역할을 해왔다.

<물류의 길>은 단순한 회고록이 아닌, 한국 산업의 밑거름이 된 물류의 가치와 미래를 일깨우는 중요한 저작이다. 지금도 물류 현장에서 분투하는 이들에게, 그리고 더 나은 사회를 꿈꾸는 시민 모두에게 깊은 울림을 주는 책이다.

이상기

아시아엔 기자, 전 한국기자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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