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에] ‘평창실록-동계올림픽 20년 스토리’..김진선 강원도지사의 땀과 눈물

책을 받은지 6년이 넘었다. 2019년 정초 김진선 전 강원도지사가 자신이 쓴 책과 함께 이런 편지를 보내왔다. “평창올림픽이 성공리에 막을 내린지도 어느새 일년이 되어갑니다. (중략) 이삼년 전부터 그 긴 과정의 大綱을 한장 두장 정리하다 보니 한권의 책이 되었습니다. 同行과 응원 보내주셨던 분들께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담아 拙著를 증정하오니 부디 嘉納하여 주시기 바라며, 평창동계올림픽 여정에 함께 해주신 것을 평생의 光榮과 은혜로 간직하겠습니다.(하략)
그가 보낸 책은 바로 <평창실록-동계올림픽 20년 스토리>이었다. 이 책은 김진선 전 강원도지사가 1999년부터 2018년까지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와 개최를 위해 걸어온 20년의 여정을 집대성한 기록이다. 총 652쪽 분량에 이르는 이 책은 방대한 분량만큼이나 서술은 치밀하고 세밀하여, 한국 스포츠사와 지역 개발사, 그리고 국제 외교의 교차지점을 탐구하려는 이들에게 값진 자료가 된다.
김진선 전 지사는 강원도지사로 12년간 재임하는 동안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 집행위원장과 공동유치위원장을 맡아 세 차례에 걸친 유치 도전에 나섰다. 특히 2011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마침내 평창이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되는 순간까지, 그는 집요하고도 전략적인 외교전을 이끌었다. 이후 초대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장을 맡아 대회 준비를 진두지휘한 그는, 이 책을 통해 그러한 과정의 전모를 집요하게 복원하고 있다.
책 머리말에서 저자는 이 기록이 단순한 개인적 회고록이 아니라 국가적 프로젝트의 ‘실록’임을 강조한다. “그 모든 일을 사실에 충실하게 정리해 놓는 것이 마지막 책무라고 생각했다”고 밝힌 저자는, 비록 ‘나’라는 1인칭 시점으로 서술했지만, 이 이야기는 수많은 무명의 동료들과 지역 주민들, 그리고 정부 관계자들이 함께 만들어낸 ‘평창의 이야기’라고 분명히 했다.

책은 여섯 개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장에서는 평창과 동계올림픽의 운명적 만남, 그리고 첫 번째 유치 도전과 전략 수립 과정을 다룬다. 두 번째 장은 두 번째 도전기와 국제사회와의 협력 강화를 조명한다. 세 번째 장에서는 마침내 이룬 세 번째 도전의 성공과 이후 준비 과정을 서술하며, 네 번째 장은 조직위원회 운영과 지역사회 참여라는 현실적 과제들을 다룬다. 다섯 번째 장은 개최 과정에서 발생한 쟁점 시설들과 새로운 시도들을, 여섯 번째 장은 올림픽이 지역사회와 국가에 미친 영향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각 장은 유치 전략과 국제 외교, 국내 정치, 지역사회 역학, 인프라 구축, 그리고 대회 이후 유산 관리까지 다양한 층위의 분석을 촘촘히 담아낸다.
이 책은 단순히 평창올림픽이라는 한 이벤트의 기록을 넘어, 국제 스포츠 이벤트를 유치하고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한 전략과 교훈을 생생하게 제공한다. 지역 개발, 국가 이미지 제고, 국제 협력 사례를 연구하는 이들에게는 필독서가 될 것이며, 정책 결정자, 스포츠 이벤트 기획자, 연구자들에게는 실질적인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평창실록-동계올림픽 20년 스토리>는 과거를 아카이브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끈기 있게 도전한 지역과 국가의 이야기, 그리고 이를 가능케 한 수많은 이들의 헌신을 통해 우리는 미래를 준비하는 지혜를 얻게 된다. 평창을 넘어 한국이 세계와 소통하고 성장하는 과정의 한 단면을 담은 이 책은, 베테랑 현장 기자와 최고의 지성인들에게도 깊은 울림과 통찰을 선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