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오늘의 시] ‘흘러 흘러, 흐르고 흘러’ 김영관

흐르고 흘러 /아주 자연스럽게 /당연히 흘러 <사진 여류 이병철>

흐르고 흘러 아주 자연스럽게
당연한 듯 당연히 아무렇지 않게

수렁에 고여 썩기도 하고
따뜻한 해에 하늘로 올라가

한번 더 아니 몇번째인지 모를
또 누구가에게는 간절함을 해소시켜주기도
또 누군가에게는 공포감을 끝없이 안겨주기도

어차피 가지는 길
어려워도 가고 힘들어도 가고
뭘 해도 가네

나이는
무엇을 해도 먹고

멈추려 늦추려 애쓰며
거슬러 오르려 애쓰며

애쓰며 힘쓰며
무엇을 해봐도 어차피 가네

그러하듯 흐르고 흘러
아주 자연스럽게
당연히 흘러

내가 그러하듯 남도 그러하듯

김영관

시인, '보리수 아래'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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