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월네 기후·에너지 브리핑] WMO “엘니뇨 더 강해진다”…영국 기상청 “2027년 관측 사상 가장 더운 해 가능성”

이 기사는 지속가능월드네트워크의 기후위기 대응 및 에너지전환 관련 조사·분석 자료를 토대로 아시아엔이 재구성했다.<편집자주>
세계기상기구(WMO)가 강력한 엘니뇨의 추가 강화를 예고한 가운데 영국 기상청은 2027년이 관측 사상 가장 더운 해가 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올해 한국을 비롯한 세계 곳곳에서 기록적인 폭염과 집중호우가 이어진 상황에서 기후재난 대응을 사후 복구 중심에서 사전 대비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WMO는 지난 7월 31일 발표한 계절기후 전망에서 엘니뇨가 계속 강해지고 있으며 8~10월 세계 기후에 지배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주요 관측 지역의 해수면 온도 편차가 계절 평균 약 2.9도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평년보다 높은 기온이 세계 대부분 지역에서 나타날 가능성이 크고, 지역에 따라 가뭄과 홍수, 산불 위험도 커질 수 있다.
영국 기상청의 전망은 한발 더 나아간다. 적도 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3도 안팎 높아질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현재 진행 중인 엘니뇨가 관측 사상 가장 강력한 수준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엘니뇨가 세계 평균기온에 미치는 영향이 다음 해까지 이어지는 특성을 고려하면 2027년이 관측 사상 가장 더운 해가 될 가능성도 있다.
문제는 평균기온 몇 도의 상승에 그치지 않는다. 강력한 엘니뇨는 지역에 따라 폭염과 가뭄, 집중호우와 홍수를 증폭시키고 농업 생산과 식량가격, 수자원과 에너지 수급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미 아시아 농업 현장에서는 고온과 가뭄에 따른 작물 피해 우려가 나타나고 있다. 인도와 동남아시아, 호주 등에서 건조한 날씨가 파종과 생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으며, 강한 엘니뇨가 본격화하면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아시아 지역의 식량 공급에도 부담이 커질 수 있다.
경제적 충격도 만만치 않다. 과거 강력한 엘니뇨가 세계 경제에 장기적인 손실을 초래했다는 연구가 있으며, 이번에는 기후변화로 이미 높아진 지구 평균기온과 지정학적 불안까지 겹쳐 충격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문제는 올여름의 폭염과 폭우를 ‘이례적인 날씨’로 보고 넘어갈 것인가, 앞으로 반복될 수 있는 기후재난의 예고편으로 받아들일 것인가에 있다.
특히 도시의 기후 대응시설부터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아스팔트로 뒤덮인 도심의 열섬현상,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일부 투수블록, 부족한 녹지와 빗물저류시설은 폭염과 집중호우가 강해질수록 도시의 취약성을 키운다.
시설을 얼마나 설치했느냐보다 실제 재난 상황에서 제대로 작동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미 설치한 투수블록과 빗물저류시설, 폭염 저감시설 등에 대한 성능 점검과 유지·보수를 강화하고 열섬과 침수 취약도가 동시에 높은 지역부터 녹지와 수변공간을 확충하는 방식으로 정책의 우선순위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
폭염은 에너지 문제와도 직결된다. 기온이 올라갈수록 냉방용 전력수요가 급증하기 때문이다. 전력망과 에너지저장장치(ESS), 재생에너지와 분산형 전원을 함께 확충하지 않는다면 폭염이 심해질수록 전력계통의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마침 25일부터 27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는 ‘EV Trend Korea 2026’이 열린다. 완성차부터 충전 인프라, 배터리, 전장부품, 차량 소프트웨어까지 전기차 생태계 전반의 기술이 소개된다. 전기차 확대 역시 자동차의 동력원만 바꾸는 것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전기 생산 과정의 탈탄소화와 재생에너지 확대, 전력망 개선과 ESS 확충이 동시에 이뤄져야 실질적인 에너지전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기후예측의 가장 중요한 의미는 정부와 사회에 ‘사전에 행동할 시간’을 준다는 데 있다. 기후재난이 발생한 뒤 피해복구 예산을 투입하는 것보다 위험을 예상하고 미리 대비하는 것이 인명과 재산 피해를 줄이는 길이다.
2027년이 실제로 관측 사상 가장 더운 해가 될지는 아직 확정할 수 없다. 그러나 강력한 엘니뇨가 진행되고 있고 세계기온 상승과 극한기후 위험을 높일 것이라는 경고는 이미 나왔다.
예측할 수 없어서 준비하지 못했다는 말은 이제 하기 어렵다. 우리에게 남은 것은 경고를 얼마나 빨리 행동으로 옮기느냐의 문제다.
#지속가능월드네트워크 #기후위기 #엘니뇨 #폭염 #도시열섬 #에너지전환 #재생에너지 #전력망 #탄소중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