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오늘의 시] ‘8월’ 홍사성

불화로 쏟아놓은 듯 뜨거운 시간
쥐 죽은 듯 고요한 한낮이다
시곗바늘마저 녹아 늘어진 오후
고양이도 나뭇잎도 정물화다
그 땡볕의 시간 속으로
가끔 폭포수 같은 소나기 한바탕
뒤이어 후텁지근한 바람 한줄기
들깨와 고추, 옥수숫대는
후두둑 몸을 턴다
그리고 다시 입술 앙다문 침묵
아직은 어둠과 한숨의 시간을
칠백 년 아라홍련처럼
비명 한마디 없이 버텨내고 있다
사과처럼 붉고 단단하게 익을 때까지
참매미 울음 소리 들으며
우리는 기다리고 있다
당신이 늦지 않게 돌아와주시기를
드디어 끝났다고 웃어주시기를
장하다 칭찬해주시기를
▼ 아시아엔 후원계좌 ▼
독자 여러분의 소중한 후원은 아시아엔과 아시아 저널리즘의 발전에 크게 도움이 됩니다.
우리은행 1005-601-878699 (주식회사 아자미디어앤컬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