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래 개(犬)는 보편적인 음식 재료였다. 그중에서도 아시아권에서 개 식용(食用) 문화가 융성했으며, 개고기 소비 1위 국가는 중국이다. 북한에서는 개고기를 ‘단고기’라고 부르며, 지금도 대동강변 등 경치 좋은 곳에 고급 단고기 요리 전문점이 새로 문을 열고 있다고 한다.
개고기는 조선시대 평민들이 자주 먹던 고기였으며, 어느 푸줏간에서나 쉽게 볼 수 있었다. 조선의 왕 정조도 보신탕을 즐겼으므로 보신탕이 서민들만의 음식은 아니었다. 『조선왕조실록』 「중종실록」에는 한 권세가에서 개고기를 뇌물로 바쳐 요직에 오른 사람의 이야기가 나온다. 또한 1894년 당시 외무독판(外務督辦) 조병직이 각국 외교관을 초청해 서양식 고기요리와 함께 보신탕을 대접했다는 기록이 프랑스 시사잡지 『일뤼스트라시옹(Illustration)』에 실리기도 했다.
개 식용을 혐오의 대상으로 규정한 것은 서구권이었다. 산업혁명 이후 중산층이 형성되면서 집 안에서 기르는 애완견(愛玩犬)이 보편화됐고, 가족의 일원이 된 개를 먹는 것은 식인(食人)과 다를 바 없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우리나라의 반려견은 약 550만 마리로 추산되며, 이제는 애완견을 넘어 인생의 동반자라는 의미에서 ‘반려견’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사회적 변화에 맞춰 2024년 ‘개 식용 금지법’이 제정됐다.
2024년 2월 제정된 개 식용 종식법에 따라 2027년 2월 7일부터는 개를 식용 목적으로 사육하거나 유통·판매하는 행위가 전면 금지된다. 따라서 올해가 개고기를 합법적으로 먹을 수 있는 마지막 해다. 내년 개고기 식용 금지를 앞두고 올해 보신탕 가격은 두 배 가까이 올랐다.
서울 종로구의 한 보신탕집은 지난해 보신탕 한 그릇을 1만2천 원에 팔았지만 현재는 2만5천 원으로 인상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까지만 해도 1kg당 2만~3만 원 수준이던 개고기 도매가격은 최근 몇 달 사이 크게 올라 8만 원을 넘어섰다고 한다.
보신탕은 깻잎, 후추, 들깨가루, 된장을 기본으로 각종 향신료를 더해 맛을 내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이러한 조리법은 개고기 특유의 누린내를 없애기 위한 것으로, 염소탕도 비슷한 양념을 사용한다. 그래서 맛이 부드럽고, 맵거나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향신료가 어우러진 보신탕의 맛은 우리 음식 가운데서도 독특한 개성을 지닌다.
최근에는 많은 보신탕집이 염소탕 판매업으로 전환하고 있다. 몇 년 사이 염소탕을 찾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염소고기 소비량은 2020년 6,328톤에서 2024년 1만3,708톤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한여름 대표 보양식이었던 보신탕의 자리를 염소탕이 빠르게 대신하고 있는 셈이다.
염소탕은 조리법과 맛이 보신탕과 비슷한 데다 고단백 식품으로 알려지면서 어르신뿐 아니라 젊은 층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다. 염소고기는 고단백·저지방 식품이며 철분이 풍부해 혈액 생성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염소와 개는 모두 따뜻한 성질의 고기로 여겨져 몸을 덥히고 단백질을 보충하는 보양식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닌다.
염소고기는 조선시대에는 수라상에 오를 정도로 귀한 식재료였으며, 특히 숙종과 장희빈이 즐겨 먹었다고 전해진다. 요리법도 다양해 뜨끈한 염소탕은 물론 전골, 수육, 무침 등 여러 형태로 즐길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