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야금이란 악기를 보면 중(中)에 표상(表象)이 확연하게 드러나는 악기다. 가야금이라는 하나의 악기 중(中)에 또 중(中)은 바로 안족이라하는 괘점이 중(中) 중에 중이다. 안족을 중점으로 가야금 줄이 저쪽과 이쪽으로 연결되여있다. 저쪽은 단단히(剛) 고정된 머리부분에 돌괘 쪽이 되고, 이쪽은 줄을 풀고(柔) 조이는 꼬리쪽 봉미(鳳尾)가 이쪽이 된다. 줄을 퉁기면 안족은 줄에 기운을 저쪽과 이쪽의 양쪽으로 밀어내는 기점이 된다. 그래서 <계사전>이라는 옛 책에서는 “강과 유가 서로 밀어내어 변화가 생겨난다(剛柔相推 而生變化)”라고 말한다. 하나의 줄을 퉁기면 안족이라는 괘점을 중심으로 이쪽과 저쪽으로 연결된 줄이 울려 하나의 소리가 율동하며 음에 변화가 생겨난다는 것이다. 사람이 줄을 퉁겨 놓으면 이쪽과 저쪽의 강유(剛柔) 경계를 안족이 잘 삼분(三分)하여 분수에 맞는 음을 율동케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가야금 연주자가 연주하기 전에 줄을 고르며 다스림을 하는데, 먼저 열두음계의 씨앗이 되는 기본청을 잡기 위해 본청음의 괘점을 정확히 잡은 후에 나머지 안족을 이리 저리 옮기면서 정확한 음정을 잡는 일을 한다. 이렇게 첫음을 설정하는 본청음이 바로 모든 음을 낳게 하는 자궁음이 되는 궁음(宮音)이다. 그래서 궁음을 잘 설정하기 위해서 이쪽과 저쪽으로 연결된 줄에 중심을 잡기 위해 안족을 이리 저리 옮기면서 삼분(三分)하는 것이다. 이것이 삼분손익(三分損益)의 기본이다. 가운데 기점을 잘 못 잡고 이쪽과 저쪽의 경계를 제대로 못 가르면 삼분이 안 되어 분수가 어긋나 음정이 맞지 않게 되는 것이다.
<악학궤범> 서문에서는 “궁음(宮音)은 중(中)으로, 가운데 있어 사방에 통달하고 선창(先唱) 시생(施生)하여 사성(四聲)의 벼리가 된다”고 써있다. 이 말은 궁음이 나머지 음을 낳게 하는 첫소리 본청음으로서 모든 음에 중심음이 된다는 말이다. 그래서 가야금 12줄을 다루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본청음을 먼저 잡기 위해 괘점을 삼분하는 일이라는 것이다.
<선가귀감>(禪家龜鑑)에서는 이런 말을 적어 놓았다. “공부란 거문고 줄을 고르듯 느슨하거나 팽팽하지 않게 중심을 잡아야 한다.”
음악이라는 것의 궁극은 결국엔 인간 도리의 분수를 끊임없이 찾아나서는 데 있는 것 같다. 갈수록 살수록 산첩첩 물만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