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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엔=푸네 네다이 이란 쇼카란 매거진 편집장] 빛 바랜 신문지, 이란 근대 왕조인 카자르 시대의 굵은 헤드라인들… 이같은 이란 언론사의 잊혀진 기록들을 집요하게 파고들어 역사의 페이지를 채워 나간 사람이 있으니, 그의 이름은 세예드 파리드 가세미다.가세미는 ‘언론사 연구가’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그 활동은 단순한 문헌 연구에 그치지 않는다. 그는 잊혀진 기록 속의 단서들을 발굴하고 그 의미와 맥락을 파악해 역사적 연결고리를 이어왔다. 세상은 이런 가세미를 이란 언론사의 살아 있는 정신이자 목소리라 여겼다.
헤드라인 너머의 사람들, 잊혀진 기억을 일깨우다
가세미는 지난 수십년간 이란 언론이 어떻게 형성됐고, 어떤 전환점을 거쳐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연구해 왔다. 그에게 언론은 단순한 ‘연구대상’이 아닌 끝없이 진화하는 생명체와도 같았다. 방대한 데이터로 가득 차 있는 그의 글이 건조하게 느껴지지 않는 이유다. 가세미는 기억의 단편들을 맞춰가면서 헤드라인 너머의 사람들을 끄집어내 잊혀졌던 기억을 일깨운다.
이란 언론사의 과거와 현재를 연구하는 모든 이들은 가세미의 작업물을 지나칠 수밖에 없다. 그가 발굴하고 정리한 사료만 해도 책 수백권과 논문 수천편에 달한다. 가세미는 언제, 왜, 누가, 어디서, 어떤 맥락에 따라 기록했는지에 대해 구조적으로 접근하기 때문에 그 결과물이 입체적인 것이 특징이다.

가세미의 또다른 업적은 개인적으로 구축해온 ‘아카이브’다. 국가가 아카이브를 제도화하기 이전부터 시작된 작업이다. 그는 오래된 신문, 잡지 등 희귀문헌부터 광고까지 허투루 지나치지 않았다. 실제로 이란 유력일간지 ‘에틀라앗’에 1929년 게재된 단 두 줄짜리 광고에서 당시 여성의 사회적 지위를 읽어내거나 1960년대 지역 신문 사설에서 지식인들의 지역사회 운동을 포착하곤 했다. 작은 조각들을 퍼즐처럼 맞춰 시대적 맥락을 파악한 것이다.
단어 하나에도 지나칠 정도의 디테일을 추구하는 기질은 그의 글뿐만 아니라 언행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무언가를 평하는데 있어 단어 하나 하나를 신중하게 고민하고 배열한다. 그에게 역사를 다루는 것은 그 이상의 책임을 수반한다. 모든 것이 빠르게 잊혀지는 시대지만, 그는 역설적으로 ‘과거로부터 배우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그의 아래 격언은 언론뿐만 아니라 역사를 기록하는 자들이 한번쯤 곱씹어 볼만하다.
“경험을 기록해 이론의 기초를 정립할 수 있으며, 과거를 연구해 발전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아시아엔 영어판: Seyed Farid Qasemi’s 61st Birthday: A Human Memory for the History of Iran’s Press – THE Asia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