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필리핀, 10년 기한 미군 순환배치 합의
미국과 필리핀 정부가 미군 병력의 필리핀 순환배치를 확대하는 내용의 10년 기한 협정안에 공식 합의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이 통신은 27일 필리핀 관리들과 기밀 문건들을 인용, 양국 정부가 최근 미군의 순환배치 확대를 위한 실무협상에서 이같이 합의했다고 전했다.
이들 관리는 양 측이 오는 28일 필리핀 국방부에서 이런 내용의 방위협력증진협정(EDCA)안에 공식 서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협정이 체결되면 미군은 필리핀 군사기지에 순환배치 형태로 병력과 전투기, 함정들을 배치, 사실상 아시아 지역에 복귀할 수 있는 교두보를 구축하게 됐다.
이 협정으로 향후 필리핀에 확대배치될 미군 병력 수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양국의 합동군사작전 규모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은 미군의 순환배치가 확대되면 그동안 남중국해 일부 분쟁도서에서 공세적 행보를 거듭해온 중국을 일정부분 견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시아 지역을 순방중인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양측이 이날 EDCA협정에 서명한 직후에 마닐라를 방문, 필리핀과의 전통적인 군사공조를 과시하고 방위공약을 재확인할 것으로 관측통들은 보고 있다.
미군은 지난 1991년 필리핀 상원에서 군사기지 조차연장안이 부결되자 이듬 해 수비크만과 클라크 공군기지 등에서 전면 철수했다.
그러나 지난 2002년부터 대(對) 테러훈련을 명목으로 수백명의 미군 병력이 남부 민다나오 일대에 배치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필리핀 좌파 정당 아크바얀 소속 당원 수십명은 이날 수도 마닐라 시내에서 방위협력증진협정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들 당원은 오바마 대통령의 필리핀 방문을 반대하는 구호를 외치며 가두시위를 벌였으며 일부 시위대는 미 성조기를 불태우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