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중앙銀·공적연금의 국채 과다 보유에 잇단 경고
“日銀, 채권시장 인플레 무감각 갈수록 우려”…’양적완화 덫’ 우려
일본 중앙은행과 이 나라 최대 연기금이 일본 국채를 과다 보유하고 있는데 대한 우려가 잇따라 제기됐다.
블룸버그는 25일 일본은행이 초 완화 기조에 따라 매월 5조∼6조엔 규모의 일본 국채를 사들여왔다면서 이 때문에 총자산 가운데 국채 비중이 17.4%를 넘어 지난 5년 양적완화를 실행해온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를 웃돈 것으로 분석됐다고 전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세계 최대 연기금인 일본공적연금(GPIF)도 129조엔의 운용 자산 가운데 일본 국채가 지난해 말 현재 최소 55%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갓 개편된 GPIF 투자결정위원회 책임자에 오른 요네자와 야스히로 와세다대 대학원 교수는 FT 회견에서 이 비중을 35%까지로 낮추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요네자와는 위원회에 새로 들어간 다른 2명과 함께 정부 자문위원으로 일하며 GPIF의 투자 효율성을 높이려면 “더는 채권 투자에 집중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앞서 권고했다.
이에 따라 GPIF가 주식과 인프라 및 사모펀드 등에 더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쪽으로 포트폴리오를 획기적으로 바꿀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름을 밝히지 말아 달라는 소식통은 블룸버그에 “채권시장이 인플레에 둔감한 점을 일본은행 지도부가 갈수록 우려한다”고 전했다.
그는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 총재가 초 완화를 통해 장기 금리가 뛰지 않도록 하려는 것이지 특정 목표치를 가진 것은 아니라면서 구로다의 바람은 ‘경기가 회복되면서 채권 수익률이 서서히 상승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장기 금리 급등은 구로다의 악몽이라고 그는 지적했다.
도카이 도쿄 파이낸셜 홀딩스의 사이토 미츠로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수익률 급등 위험을 매우 걱정한다”면서 “초 완화 이탈 시점에 일본은행이 이를 시사할 때가 특히 문제”라고 경고했다.
사이토는 “그때 장기 금리가 급등할 수 있다”면서 그렇게 되면 “일본은행이 상상하기 어려운 어려움에 봉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블룸버그는 10년 만기 일본 국채 수익률이 24일 0.615%로, 지난해 3월 이후 유사한 수준임을 지적했다.
그 사이에 소비자 물가가 연율 기준으로 2.5%포인트 상승했음에도 수익률이 유사한 것은 일본은행의 공격적인 채권 매입 덕택임을 블룸버그는 상기시켰다.
일본은행은 지난해 4월 초 완화 기조를 발표하면서 10년 물 채권 수익률이 기록적으로 낮은 0.315%에서 오는 5월까지 최대 1%로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여전히 전망치를 크게 밑돌고 있음을 블룸버그는 강조했다.
노무라 연구소의 도쿄 소재 리처드 쿠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은행이 ‘양적 완화의 덫’에 걸렸다”면서 이는 출구 전략 때 장기 금리 급등을 피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고 경고했다.
일본은행도 이번 주 낸 보고서에서 채권 수익률이 1%포인트 상승하면 시장에서 7.5조 엔의 자금이 증발하는 충격이 발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요네자와 교수는 GPIF 위원장에 선임되고 나서 가진 FT와의 첫 회견에서 “공적연금의 현행 채권 보유 목표율 60%가 미국과 유럽보다 너무 높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비율을 35% 수준까지 낮추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FT는 요네자와 발언으로 미뤄볼 때 GPIF로부터 26조 엔가량이 주식 등 ‘위험 자산’ 쪽으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