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안-평양관광 12년 만에 재개, 북중관계 변화오나
북한과 중국이 지린성 지안(集安)과 평양을 연결하는 관광코스 운영을 12년 만에 재개하면서 지난해 초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이상기류가 형성된 양국관계에 변화가 나타날지 주목된다.
지안-평양 5일 관광코스는 1989년 북중 합의에 따라 정식 개통한 뒤 그동안 정세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2차례 중단과 재개를 반복해 양국관계를 가늠하는 ‘풍향계’로 꼽혀왔다.
압록강변의 지안은 고구려 왕성(王城)과 왕릉, 귀족 무덤군이 있는 유적지로 한국인 관광객에도 잘 알려졌으며, 2010년 당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만포-지안 철도 노선으로 중국을 방문해 주목받았던 지역이다.
북한은 1992년 한중수교에 대한 불만의 표시로 지안-평양 관광코스 운영을 일방적으로 중단했다가 3년 뒤인 1995년 유엔개발계획(UNDP)의 지역협력 프로그램 중 하나인 ‘광역두만강개발계획(GTI)’에 참여하면서 관광코스 운영을 재개했다.
북한은 2002년에도 중국이 핵문제와 관련해 자국의 입장을 지지하지 않는데 불만을 품고 지안-평양 관광코스의 운영을 다시 중단시켰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13일 중국인 관광객 32명이 열차를 타고 지안을 출발함으로써 이 관광코스가 재개통된 것에 대해 지안시 정부와 북한 국가관광총국, 자강도 만포시 인민위원회의 합의에 따른 것이라고 짤막하게 보도했다.
그러나 중화권 매체들은 12년 만에 재개된 지안-평양 관광코스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홍콩 대공망(大公網)은 ‘슬그머니’ 재개된 이 관광코스 운영이 북중 사이에 새로운 ‘밀월기’가 시작됨음을 예고하는 것일 수 있다고 14일 보도했다.
이는 북한이 최근 경제 분야 간부 16명을 중국에 보내 경제특구 및 농촌 개발과 관련된 구체적인 노하우를 전수받는 등 변화의 노력을 지속하는 것도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다.
홍콩의 친중 주간지 아주주간(亞洲周刊)은 지린성 공안 변방총대를 인용해 이번 지안-평양 관광코스 운영 재개가 북한 측 요구로 이뤄졌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지난 1일 중국 랴오닝성 단둥(丹東)-평양 국제열차 운행 60주년을 맞아 단둥시 정부는 북중간 기념식 공동 개최를 원했지만 끝내 열지 못하는 등 양국관계가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못한 것으로 분석했다. <연합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