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엔 플라자] 이상현 기자, 책 ‘착한 부자’ 출간
“재벌의?시정마 노릇 말고? ‘나쁜 부자’ 천하게 여기는 풍토 조성해야”
정경유착과 세금 없는 부의 세습, 골목상권 점령, 협력업체와 종업원 등 ‘을(乙)’에 대한 횡포를 일삼아온 ‘나쁜 부자들’ 때문에 ‘반(反)부자정서’가 만연하고, 그 결과 미래 세대의 ‘부자의 꿈’도 함께 사라졌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현직 언론인(아시아기자협회)이자 시민운동가(한국납세자연맹)인 이상현 기자는 최근 출간한 <착한 부자>에서 “자녀에게 ‘부자가 되라’고 좀처럼 말하지 못하는 세태는 현실의 부자들이 한국인들에게서 ‘부자의 꿈’을 앗아갔기 때문”이라며 이 같이 주장했다.
저자는 <착한 부자>를 통해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부실계열사에 대한 지분증여, 조세피난처에서 페이퍼컴퍼니 만들어 가공거래, 계열사 편법 상호지급보증, 증손자녀가 최대주주인 계열사에 일감 몰아주기, 골목 빵집과 구멍가게에 대기업 로고박기 등등 실정법의 빈틈을 활용한 ‘나쁜 부자’들의 갈취 수법은 무궁무진하다”고 주장했다.
저자는 “재벌가 서방님이 담배소매인 자격까지 수백 개씩이나 사 모아 정말 ‘개 같이’ 벌고 있으니, 개에게는 개 대접을 해줘야 한다”면서 “재벌 주변에서 덩덕개, 시정마(아래 용어해설)가 되지 말고 ‘나쁜 부자’를 천하게 여기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힘을 합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재벌들이 아주 오래전부터 ‘자영업자=탈세범’이라는 악의적인 프레임을 의도적으로 유포시키면서 동네 슈퍼나 빵집 등 골목상권을 주도면밀하게 장악해 왔는데 국민들 대다수가 그런 프레임에 말려들고 있다고 우려했다.
진보 진영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저자는 “한국에서 진보를 자처하는 사람들은 부패한 권력과 투명하지 못한 정부의 한계를 깨닫지 못하고 무조건 정부를 믿고 세금을 늘려 복지를 늘리자는 주장 일색”이라며 “무분별한 ‘국가주의’를 사회주의로 착각하는 관념속의 진보”라고 비판했다. 저자는 최장집 교수(고려대 정치학와 안철수 의원 등이 제기한 ‘진보적 자유주의’가 대안적 시대사상이라고 밝혔다.
이상현 기자는 “2013년 현재 한국인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은 ‘진보’와 ‘보수’라는 이름을 짓고 양쪽 진영에 속하기를 강요하는 협량한 진보(보수)가 아니라, 그런 관념적인 용어를 깨부수고 오로지 ‘정의(justice)’를 좇는 사람들이 돼야 할 것(책 18쪽)”이라고 강조했다.
또 “냉전시대 루즈벨트와 스탈린처럼 양대 진영의 수괴들은 ‘모든 공동체의 나쁜 점은 상대 진영의 해악 때문’이라는 확신을 통해 자기 진영을 공고하게 지켜오면서 ‘나쁜 부자’와 사실상 공생해왔다”면서 “진영논리는 이런 식으로 ‘나쁜 부자’에게 안락한 보금자리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책은 저널리스트로서 15년, 납세자단체 임원으로 13년 넘게 활동해왔던 저자가 8년여 기간 동안 금융전문월간지에 기고한 세금 칼럼(세금을 둘러싼 납세자와 국가와의 대립 사례)에 정치사상적인 주석과 논평을 달아 완성된 작품이다. 저자의 정치사상이나 이념비평, 경제학적 기본 소양을 밑거름으로 세금을 통해 드러난 국민과 국가와의 긴장관계를 법령측면과 정치사상 측면에서 개관했다는 평가다.
이 책을 출간한 도서출판 여명의 임무혁 편집장은 “서민들이 쉽게 접하지 못하는 주식투자나 상속?증여, 명의신탁, 사업자세금, 고액연봉자의 소득세 등의 문제를 다루며 ‘나쁜 부자’들의 탐욕을 제거하고 ‘착한 부자’의 바른 활용법을 안내했다”면서 “조세실무와 경제평론이 어우러진 드문 저작물”이라고 소개했다.
전자책으로만 발간, PC와 스마트 기기를 통해 읽을 수 있다. 온라인서점 리디북스(http://ridibooks.com)가 26일부터 판매 개시했으며, KT, 네이버 등 16개 채널에서 전자책으로 구매할 수 있다. 값은 77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