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화학무기금지협약 가입
서방 국가들로부터 화학무기 사용 의혹을 받아온 시리아 정부가 화학무기금지협약(CWC)에 전격 가입했다.
유엔 주재 시리아 대사인 바샤르 자파리는 12일(현지시간) 시리아가 이날 자로 CWC의 회원국이 됐다고 밝혔다.
자파리 대사는 이날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에게 가입문서를 제출했다며 이에 앞서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시리아가 협약에 가입한다는 것을 공표하며 의회 법령에 서명했다고 덧붙였다.
1997년 발효된 CWC는 화학무기의 개발과 제조, 저장 및 사용을 금지하는 국제협약으로, 협약 가입국은 소유하는 화학무기를 신고하고 비축한 화학무기를 폐기해야 한다.
한국과 미국 등 189개국이 가입했으며 시리아의 가입으로 북한과 이집트, 앙골라, 남수단 등 4개국이 미가입국으로 남게 됐다. 이스라엘은 가입 서명은 했으나 의회 비준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자파리 대사는 시리아가 CWC에 가입신청을 한 것으로 화학무기 문제가 종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리아가 화학무기금지기구(OPCW)에 넘길 화학무기를 갖고 있다며 이는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비하려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리아는 결코 화학무기를 갖고 있지 않다고 언급한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유엔은 시리아가 CWC 가입 의사를 담은 문서를 보내왔다고 밝혔다.
반기문 사무총장은 이날 시리아의 CWC 가입문서 제출을 확인하며 시리아의 결정에 환영한다는 뜻을 표했다.
파르한 하크 유엔 대변인은 “반 총장은 시리아 정부로부터 알아사드 대통령이 CWC 가입에 관한 법령에 서명했다는 것을 알리는 편지 한 통을 받았다. 시리아 정부는 협정 발효 전이라도 협약이 부과한 의무를 이행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시리아의 이 같은 움직임은 화학무기를 국제기구 통제에 맡기고 CWC에 가입하는 조건으로 미국을 포함한 서방 국가들이 자국에 군사 개입을 하지 않는 것을 골자로 한 러시아 중재안을 따른 것으로 보인다.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도 이날 러시아 언론과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제안한 중재안에 따라 화학무기를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CWC에 가입한 이후 한 달 이내에 화학무기 관련 정보를 전달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타르타스·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