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푸틴, G20서 ‘찰떡 공조’ 예고
‘친근한 인사’로 분위기 띄워…’오바마 겨냥’ 분석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내달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다시 한번 ‘밀착’ 장면을 연출할 것을 예고했다.
17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지난 16일 모스크바를 찾은 양제츠(楊潔지)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을 접견하고 시 주석에게 ‘친근한 안부’를 건넸다.
또 시 주석과 함께 전력을 다해 중러 관계가 더욱 높은 수준으로 발전하도록 추진하고 있다는 점을 거론한 뒤 “G20 정상회의에서 열릴 시 주석과의 회담이 매우 기대된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어 정상회담에서는 ‘중대한 국제문제’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양국의 주요 협력사업들을 한층 더 촉진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양 국무위원도 시 주석의 ‘성실하고 진실한 안부’를 푸틴 대통령에게 건넸다.
이에 앞서 중국은 지난 15일 열린 양 국무위원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의 회담 결과를 공개하면서 G20 정상회의에서는 양국간 정상회담이 열릴 것이라 밝혔다. 또 이는 “하반기 중러관계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양국이 이처럼 정상회담 분위기 띄우기에 나선 것은 이번 기회를 빌려 양국의 협력관계를 한 차원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겨냥한 행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시진핑-푸틴 체제 들어 두드러지게 나타난 중-러간 밀착은 미국에 대한 일종의 견제로 보는 해석이 많기 때문이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정상취임 뒤 첫 방문국으로 서로 상대국을 선택했으며 , 지난 3월 중러 정상회담에서는 전방위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하고 양국관계를 “전례 없는 최고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중국으로서는 일본과의 영토 갈등, 미국의 아시아 회귀전략으로 러시아의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고, 러시아 역시 미국의 탄도미사일 방어시스템(MD) 구축 계획 등에 적극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양국의 밀착은 계속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특히 G20 정상회의에서 연출될 중러 정상회담은 미국 정보당국의 개인정보 수집 사실을 폭로한 에드워드 스노든의 신병 인도 문제로 오바마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 간의 정상회담이 전격 취소된 상황이어서 더욱 주목도를 높인다.
백악관은 지난 7일 러시아가 스노든의 임시 망명을 허용한 데 대해 “양자 간 현안에 충분한 진전이 없다”며 미러 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이같은 상황에 대해 ‘오바마의 푸틴 모욕, 러시아-중국 관계에 새로운 초점을 맞추게 하다’라는 기사를 통해 G20 정상회의에서는 푸틴-오바마 사이에 어떤 몸짓 언어가 오갈지에 시선이 쏠릴 것이라며 “카메라들은 또한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 사이의 화학적 반응을 포착하기 위해 민감하게 움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