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무르시 찬반시위 또 사상자 발생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서 지난 13일(현지시간) 무함마드 무르시 찬반 시위대가 충돌해 최소 1명이 숨지고 7명이 크게 다쳤다. 현지 보안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날 사태는 무르시 지지자 수천 명이 카이로 내무부 청사 쪽으로 거리 행진을 하는 과정에서 지역 주민과 무르시 반대파가 돌과 병을 던지는 등 이들을 공격하면서 촉발됐다.
양측에서 산탄이 오갔고, 이슬람주의자들이 소유한 백화점 건물 전면이 주민들의 공격으로 파손됐다고 이들 관계자는 덧붙였다.
양측의 충돌이 격화하자 진압 경찰은 최루탄을 발사하며 해산을 시도했고, 30여 분 뒤 무르시 지지자들이 행진을 접고 철수하면서 사태는 일단락됐다.
앞서 무르시를 지지하는 ‘쿠데타 반대 연합’은 전날 이집트 사법부가 무르시의 구금 기간을 15일 더 연장한다고 발표하자 이날 카이로에서 대규모 집회를 촉구한 바 있다.
애초 이집트 당국은 전날 새벽 무르시 지지자들의 집결지인 카이로 나스르시티 라바 광장과 기자지역 카이로대 앞 나흐다 광장 등 2곳의 농성장을 강제 해산하려고 했으나 유혈 사태를 우려해 해산 작전을 연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정부의 이런 강경 대응에도 무르시 지지자들은 꿈쩍 않는 모습이다. 최근 이들의 집결지에는 임시천막을 대체하는 목조 가건물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고, 위성 방송 수신용 안테나를 설치한 천막이 느는가 하면 이발소까지 등장했다.
이밖에도 정부가 전기공급을 중단하는 사태에 대비, 발전기에 태양광 패널을 탑재하는 등 농성 장기화를 준비하는 움직임이 한창이다. 무르시 지지자들은 그와 무슬림형제단의 복권을 요구하고 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