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연쇄 차량폭탄 테러…최소 60명 사망
美국무부 “알카에다가 자행…그들은 이슬람의 적” 규탄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와 인근 지역에서 10일(현지시간) 카페와 시장, 공원 등을 겨냥한 연쇄 차량 폭탄테러가 발생해 최소 60명이 숨지고 200명 이상이 다쳤다.
이에 따라 이슬람 신자들의 성월 라마단과 라마단의 종료를 축하하는 이드 알피트르 연휴는 피로 얼룩졌다.
경찰 관계자는 바그다드의 남동부 지스르 디얄라 구역에 있는 시장에서 차량이 폭발해 7명이 숨지고 20명이 다친 것을 비롯해 바그다드에서만 최소 11건의 차량 폭탄 테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바그다드 남서부 시아파 거주지인 아밀의 번화가에서 차량 폭발로 3명이 숨지고 14명이 다쳤으며 또 다른 시아파 거주지인 아부 다시르 구역 커피전문점 인근에서 차량이 폭발하면서 4명이 숨지고 15명이 다쳤다.
바그다드 남동부에 있는 뉴바그다드 지역의 주차장에서도 차량 폭발로 3명이 죽었다.
뉴바그다드에서 상점을 운영하는 사이프 무사는 “상점 유리창이 깨지고, 일대에 연기가 자욱했다. 밖으로 나갔지만 연기 때문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즐거운 날이어야 하는데 결국 끔찍스러운 하루가 됐다”고 말했다.
이밖에 바그다드 북부 샤아브와 후세이니야 지구 등지에서도 비슷한 사고로 많은 사상자가 났다.
경찰은 이 모든 공격이 불과 1시간 안에 전부 이뤄졌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오전에는 바그다드 남부의 한 공원에서 폭발물이 터져 이드 알피트르 연휴를 즐기던 어린이 2명을 포함해 4명이 숨졌다고 치안 당국이 밝혔다.
이라크에서는 각종 폭탄 테러와 총격 등으로 지난달에만 1천명 넘게 희생되는 등 폭력 사태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특히 지난달 9일부터 지난 8일까지인 라마단 기간에 숨진 사람만 671명으로 2007년 이후 가장 많았다.
미국 국무부는 10일 발생한 이라크 유혈사태는 알카에다의 소행이라며 이들을 ‘이슬람의 적’이라고 비판했다.
미국 국무부의 젠 사키 대변인은 이번 사태에 대해 ‘비열한 공격’이라며 “최근 발생한 이라크 내 차량 폭탄 테러와 이와 유사한 자살 테러 공격은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가 이끄는 이라크 내 알카에다 조직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알바그다디가 지도자인 이라크 이슬람국가(ISI)는 시리아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이라크에서 각종 대형 테러를 일으킨 것으로 유명하다.
사키 대변인은 “이번 공격은 이드 알피트르를 즐기는 가족들을 노린 공격”이라며 “이를 자행한 테러리스트들은 이슬람의 적이자 미국, 이라크, 국제사회 모두의 적”이라고 규탄했다.
이어 “이라크 내 알카에다와 다른 테러 조직이 가하는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이라크 정부와 긴밀히 협력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