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163년 전보(電報) 시대 막 내려
휴대전화·인터넷에 밀려 역사속으로…
인터넷과 휴대전화의 발달로 인도에서 전보 서비스가 막을 내리게 됐다.
14일 인도인 수천명은 162년 역사의 전보 시대가 끝나기 전 친구, 가족에게 마지막 기념 전보를 보내려고 전신국으로 몰렸다.
뉴델리 중앙전신국의 샤민 아크타르 총국장은 “접수창구에 인파가 몰릴 것을 예상해 직원 수를 늘렸다”면서 “14일 오후 10시까지 전보를 접수해 이날 밤 안으로 최대한 보내고 나머지는 15일 배달한다”고 설명했다.
아침 조깅하러 나온 사람부터 주부와 학생 등이 마지막 전보를 보낼 우편 주소를 확인하려고 휴대전화로 통화하는 모습이 많이 목격됐다.
모든 직원의 휴가는 막판 전보 서비스 특수를 처리하기 위해 취소됐다. 전보는 최소 29루피(544원)에 자전거를 탄 직원들이 직접 배달한다.
전보 송신 책임자인 란자나 다스는 “이같이 많은 인파는 처음 본다. 한 번에 20개 전보를 보내는 사람들도 상당히 있다”면서 놀란 표정이다.
다른 직원은 “연중 이 같은 전보 수요가 계속됐다면 서비스가 끝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일반인에게 ‘타르'(Taar)로 잘 알려진 인도의 국영 전신 서비스는 가중되는 재정 손실 때문에 15일 막을 내린다.
마지막 전보 메시지 내용에는 “이제 개선된 현대적 수단으로 통신하지만 이 전보를 역사의 샘플로 남기자” “엄마, 역사의 한 조각으로서 이 전보를 안전하게 지니세요” 등도 있다.
휴대전화와 이메일, 인터넷 이전 시대에 전보는 장거리 통신의 주요 수단이었다. 1947년 인도의 유혈분쟁 기간에는 2천만 건의 전보 메시지가 처리되기도 했다.
인도 전역에서 1985년에 하루 60만 건으로 최고를 기록한 전보는 이제 5천 건으로 급감했다.
그나마 정부기관에서 보내는 전보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아크타르 총국장은 “2008년 시작한 전신 직원 재배치가 90% 이상 진행돼 이제는 968명만 남았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