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정 불안’ 이집트, 시리아난민 차단
시리아반군 편 든 무르시 축출후 무비자 입국 정책 폐지
최근 시민세력의 반정부 저항에 편승한 군부 쿠데타 이후 정정 불안이 지속되는 이집트가 시리아 난민 유입을 차단하고 나섰다.
나라 안 불부터 꺼야하는 상황에서 나라 밖 불똥까지 맞을 수는 없다는 판단에서다.
15일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SM) 인터넷판 보도에 따르면 이집트 군부는 지난 3일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을 축출한 지 얼마 안 돼 내전 중인 시리아의 난민에 대한 무비자 입국 정책을 폐지했다.
대신 시리아 주재 이집트 대사관이 입국 사증을 발급해 줄 여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음에도 시리아 국적자들에게 비자를 요구함으로써 사실상 난민 유입을 제한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유엔난민기구(UNHCR)는 지난주 이집트로 들어오려던 시리아 난민들이 발길을 되돌려야 했다고 전했다.
시리아 내전이 3년째 접어든 현재 이집트에 들어온 시리아인 숫자는 30만명 정도로 이집트 카이로의 구호 직원들은 추산하고 있다.
앞서 무르시 전 대통령은 지난달 중순 시리아의 바샤르 알 아사드 정부와 외교관계를 단절하면서 사실상 반군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정정 불안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이집트가 시리아 난민 정책을 전환하게 된 것은 멀쩡한 이웃 나라인 이라크, 터키, 요르단도 정치적 문제 등을 이유로 이미 난민 유입을 제한한 데 따른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같은 정책 변화로 당장 수천 명의 시리아 난민들이 국경 지역에서 오갈 데 없는 신세로 전락해 적절한 인도주의 도움을 받을 수 없게 됐다.
시리아 국민 2천100만명 가운데 국내·외에서 난민 처지가 된 숫자는 근 3분의 1에 달한다.
특히 갈수록 악화된 내전 상황 때문에 175만명 이상이 유엔에 난민으로 등록됐거나 등록을 기다리고 있는데, 이는 작년 같은 기간 난민수의 20배가 넘는다.
다만 시리아에 가장 활짝 국경을 개방하고 있는 레바논의 경우 전체 인구 4명당 한 명 꼴로 시리아 난민을 받아들였다.
한편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날 파키스탄 탈레반(TTP) 반군이 최근 시리아 반군을 지원하기 위해 ‘수백 명의 전사를 파견했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 국제적 지명도를 얻으려는 제스처에 지나지 않는다고 평가절하했다.
신문은 “대외적으로 파키스탄 내 알카에다 잔당들과 같은 국제적 단체들과 관계를 개선하는 동시에 대내적으로는 지난 5월 무인기 공격으로 TTP 부(副)사령관이 숨진 이후 내홍에 빠진 조직을 추스리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김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