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 득도’ 인도 성지서 폭탄테러
보드가야 사찰·주변서 9발 터져…이슬람극단세력 소행 추정
인도 동부 비하르주(州)에 있는 유명 사찰 보드가야에서 연쇄 폭탄테러가 발생, 승려 2명이 다쳤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보호지역으로 지정된 이 사찰은 부처가 그 아래서 득도했다는 보리수가 있어 전세계 관광객이 몰려드는 곳이다.
사건은 7일 오전 5시30분께(현지시간)부터 30분에 걸쳐 보드가야 사찰을 중심으로 반경 2km 안에서 일어났다고 인도 언론이 8일 보도했다.
폭탄 4발은 보드가야 사찰 경내, 3발은 사찰과 인접한 수도원 부근에서 각각 터졌다. 또 높이 24m 되는 부처상 및 관광객 버스정류소 부근에서 각각 한발씩 폭발했다고 수실 쿠마르 신데 인도 내무장관이 밝혔다.
이번 사건으로 50세 티베트 승려와 30세 미얀마 승려가 부상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사원 안에서 폭탄 두 발이 터지지 않은 채 발견돼 해체됐다.
폭탄은 소형 가스통에 타이머를 매단 형태로 폭발력이 강하지 않았다.
특히 두 발의 폭탄은 습기가 많은 탓에 불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드가야 사찰에는 BC 531년 부처가 그 아래 앉아서 득도했다는 보리수가 있지만 다행히 훼손되지 않았다.
사찰 주변에는 세계 각지에서 온 수도승이 묵는 수도원 10곳이 늘어서 있다.
인도의 불교 성지에서 대형 테러가 발생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아직 사건을 저질렀다는 단체는 나서지 않고 있으나 당국은 최근 미얀마에서 불교 신도가 무슬림을 탄압한데 대해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이 보복차원에서 이번 공격을 감행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당국은 수법 등으로 봐서 인도 자생 이슬람 무장단체인 ‘인디언 무자헤딘’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수사에 착수했다.
당국은 사건현장에서 발견한 신분증의 소지자를 추적해 8일 체포했다.
또 사찰로부터 넘겨받은 폐쇄회로 TV 화면에서 두 남성이 폭탄을 설치하는 장면을 확인, 이들의 신원파악에 나섰다.
만모한 싱 인도 총리는 “종교 성지에서 일어난 이 같은 공격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도 “정말 유감스럽다”면서 “사건을 저지른 자들은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난했다. <연합뉴스/유창엽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