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령 카슈미르, 이슬람 무장단체 테러
인도 북부의 인도령 카슈미르 지역에서 이슬람 무장단체의 테러 공격이 이어져 이번엔 군인 8명이 살해됐다.
히말랴야 산맥지역 카슈미르에서는 인도와 파키스탄이 실질통제선을 경계로 잦은 충돌을 빚는 것과는 별도로 인도령 잠무-카슈미르주(州)에서 이슬람 무장단체들의 공격이 잇따라 인도 정부에 골칫거리다.
24일에는 현지의 친(親) 파키스탄 무장단체인 ‘히즈불 무자히딘’ 대원들이 잠무-카슈미르 주도인 스리나가르 외곽에서 인도군 차량행렬을 공격, 병사 8명을 숨지게 하고 13명을 부상케 했다고 인도 언론이 25일 전했다.
이는 무장단체의 단일 공격으로 인한 인도군 사망자수로는 2008년 7월 이후 최대 규모다. 당시에는 무장단체가 스리나가르 외곽에서 인도군이 탄 버스에 지뢰공격을 가해 9명이 사망한 바 있다.
경찰에 따르면 중무장한 히즈불 무자히딘 대원들이 오토바이를 타고서 인도군 차량행렬에 총격을 가한 뒤 수류탄을 던지고 달아났다.
히즈불 무자히딘은 성명을 내고 “이번 공격은 카슈미르에 대한 인도의 군사점령에 항의하고자 감행한 것”이라면서 “이번 공격은 인도 정부가 무함마드 아프잘 구루를 교수형에 처함으로써 카슈미르 주민을 분노케 했음을 알리고자 저지른 것이기도 하다”고 주장했다.
카슈미르 출신인 구루는 2001년 발생한 인도 의회 테러에 연루된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고 복역해오다가 지난 2월 뉴델리에서 처형된 뒤 매장됐다.
처형사실이 알려지자 잠무-카슈미르에서 대규모 항의시위가 잇따라 일어났고 경찰측 진압과정에서 4명이 숨졌다.
주민들은 구루가 조작된 혐의로 사형선고를 받은 것으로 믿고 있다.
앞서 지난 22일에는 스리나가르 시내 상업지구에서 경찰관 2명이 무장단체측 공격에 희생됐다.
이번 공격은 만모한 싱 총리가 집권 국민회의당의 소냐 간디 총재와 함께 이틀 일정으로 잠무-카슈미르를 방문하기 하루 앞두고 일어났다.
싱 총리는 2010년 6월 이 지역을 방문한 적이 있다.
그는 이번 공격에도 잠무-카슈미르 방문일정을 그대로 이행키로 했다. 방문기간에 카슈미르 계곡과 인도간 철도 연결공사 개시식에 참석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싱 총리는 성명에서 “이런 비겁한 공격이 이 지역에서 평화와 질서를 되찾으려는 정부군 노력을 막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잠무-카슈미르에선 1989년 이래 10여개의 이슬람 무장단체가 잠무-카슈미르의 독립 또는 파키스탄과의 합병을 요구하며 활동해오고 있다.
이 과정에서 수만명, 주로 민간인이 숨졌다. 그러나 2000년 이후 무장단체 활동이 다소 줄어드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중앙정부가 잠무-카슈미르 지역의 혼란을 잠재우려면 경제적 지원보다는 정치적 지원을 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연합뉴스/유창엽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