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여대 통학버스’ 테러 사상 속출

수니파, 소수파 겨냥 잇따라 테러 가해…36명 부상

건국의 아버지 진나 생가, 반군단체 공격받아 전소

15일(현지시간) 파키스탄 남서부 발루치스탄주에서 한 여자대학교 통학버스와 병원 등을 노린 연쇄 폭탄테러로 최소한 25명이 사망하고 36명이 부상했다.

발루치스탄주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주도 퀘타에 있는 한 여대 통학버스에서 폭발물이 터져 학생 14명이 숨졌다.

이어 무장괴한들은 이들 사상자를 이송한 인근 병원을 향해 두번째 테러를 가했다. 폭발음과 함께 들이닥친 무장괴한들은 수 시간 만에 경찰에 진압됐다. 이 과정에서 11명이 또 숨졌다.

아프가니스탄·이란 국경과 마주한 발루치스탄주에는 파키스탄 내 소수인 시아파 무슬림이 다수 거주하고 있어 다수파인 수니파와의 종파간 갈등이 빈번하다. 이번 테러도 수니파 과격단체의 소행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날 앞서 발루치스탄주의 또 다른 지역에서는 파키스탄 건국의 아버지인 모하메드 알리 진나의 생가가 전소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 여대 통학버스서 자살폭탄 테러

퀘타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께 도심의 사르다르바하두르칸여자대학에서 정차한 채 귀가하는 학생들을 태우던 버스 한 대가 폭발해 학생 14명이 숨지고 19명이 다쳤다.

경찰은 급조폭발물이 사용됐다고 보고 원격조정 여부를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후 버스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고 나선 이 지역 수니파 과격단체 ‘라시카르-에-장비’는 자살폭탄을 장착한 여성을 동원했다고 밝혔다.

이번 폭탄테러가 발생한 사르다르바하두르칸여대는 시아파 소수민족인 하자라족의 집성촌과 인접해 있어 많은 시아파 학생들이 재학 중이다.

◇ 사상자 이송 병원서 또 폭발…사상자 속출

버스테러 사상자들을 이송한 시내 병원이 총과 자살폭탄으로 무장한 괴한들의 공격을 받아 경찰관 등 11명이 숨지고 19명이 다쳤다.

경찰에 따르면 버스테러 발생 90여 분만에 이 병원 응급실이 폭발했고, 곧이어 무장괴한 6∼7명이 총을 쏘며 들이닥쳤다.

병원을 점거한 이들 괴한은 약 5시간 만에 군경에 진압됐다.

이 과정에서 괴한 6명과 군인 4명이 숨졌고, 부상자를 위문방문한 이 지역 고위 공직자 1명을 포함 민간인 사상자도 속출했다.

병원 테러 역시 버스테러를 감행한 라시카르-에-장비의 소행으로 확인됐다.

◇ ‘건국의 아버지’ 진나 생가 전소

이날 버스테러에 앞서 발루치스탄주 남쪽 외곽의 한 산악마을에서는 파키스탄의 독립 영웅인 진나의 생가가 반군단체의 공격으로 파괴됐다.

경찰은 간밤에 오토바이를 타고 나타난 무장괴한 수명이 진나의 생가에 폭발물들을 설치, 날이 밝은 뒤 원격조정으로 폭발물을 터뜨렸다고 설명했다.

박물관으로 운영 중인 이 진나 생가는 퀘타에서 150km가량 떨어진 지아라트 지역에 위치해 있다. 이 일대는 산이 험해 이 지역 반군들이 근거지로 삼아왔다.

이밖에 지아라트 곳곳에서 최소 4건의 폭발이 더 발생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카이드-아잠'(위대한 지도자)이라 불리는 진나는 1948년 8월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이끌어낸 지 한 달여 만에 폐병으로 숨졌다. 이날 전소한 건물은 진나가 마지막 순간을 보낸 곳이다.

파키스탄 정부는 영국 식민지 시절인 1892년에 지어진 이 건물을 국가 문화유산으로 지정해 관리해 왔다.

이날 발루치스탄자유군(BLA)이라는 이름의 분리주의 반군단체가 진나 생가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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