톈안먼 24주년, 홍콩서 수만명 추모집회

4일 중국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운동 24주년을 맞아 홍콩과 대만에서 추모 행사가 열렸다.

홍콩에서는 오후 8시 빅토리아 공원에서 희생자들을 기리는 촛불 집회가 개최됐다.

홍콩시민지원애국민주운동연합회(지련회)가 주최한 집회에서 참가자들은 촛불을 켜고 톈안먼 운동의 재평가를 중국 당국에 촉구했다.

검은 옷을 입은 참석자들은 ‘6.4 운동'(톈안먼 운동)을 재평가하라, 우리는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날 집회는 2시간 동안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시작 직전부터 천둥·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쏟아져 1시간 만에 끝났다.

집회에는 주최측 추산 15만명(경찰 추산 5만4천명)이 참석했다.

주최측은 톈안먼 운동 당시 학생 지도자였던 왕단(王丹)과 지난해 의문사한 중국의 노동운동가 리왕양(李旺陽)의 여동생 리왕링(李旺玲)을 영상으로 연결해 연설을 들을 예정이었지만 집회가 일찍 끝나서 무산됐다.

톈안먼 운동 이후 중국 정부의 21명 수배자 명단에 올랐던 인사 중 한 명도 행사 참석을 위해 미국에서 홍콩을 찾았다. 홍콩인 외에 중국에서 건너온 관광객 등 중국인들의 모습도 여럿 눈에 띄었다.

지련회가 여는 촛불집회가 형식화됐다고 비판하는 단체는 침사추이에서 별도의 추모 집회를 열었다. 이 행사에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200여명이 참석했다.

홍콩에서는 1990년부터 매년 6월4일 빅토리아 공원에서 대규모 촛불집회를 열어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사상 최대인 18만명(주최측 추산)이 참가했다.

대만에서도 이날 저녁 타이베이(臺北) 중정(中正) 기념당 앞 자유광장에서 700∼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추모 집회가 열렸다.

6월4일을 기념해 64분간 진행된 집회에는 왕단, 우얼카이시(吾爾開希) 등 톈안먼 민주화 운동 당시 학생지도자들과 중국에서 건너온 유학생들이 참가해 중국의 민주화를 촉구했다.

참석자들은 수감 중인 중국의 노벨 평화상 수상자 류샤오보(劉曉波)의 석방도 요구했다.

이밖에 마카오에서도 성 도미니크 성당 앞에서 300여명이 열린 가운데 추모 촛불집회가 열렸다. <연합뉴스/류성무, 황희경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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