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미얀마에 3조원대 ‘통 큰’ 지원

아베, 테인 세인과 회담…동남아 신흥시장 진출·중국견제 노려

일본이 통 큰 원조를 내세워 미국과 중국이 각축을 벌이는 미얀마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26일 미얀마 수도 네피도에서 테인 세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미얀마의 대일 부채 약 2천억 엔(2조2천112억원)을 탕감하는 동시에 910억 엔(1조61억원) 규모의 개발원조(ODA)를 미얀마에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내용은 정상회담 결과물인 공동성명에 담겼다.

신규 지원액 910억 엔 중 510억 엔은 엔화 차관, 400억 엔은 무상 지원이다. 양국은 두 정상 참석 아래 엔화 차관 지원 및 채무 면제에 대한 협정 체결식을 열었다.

아베 총리는 그러면서 미얀마의 경제 발전을 위한 인프라 정비와 민주화를 위한 법제 정비 등을 위해 민관 합동으로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런 지원을 발판삼아 일본은 미얀마에 대한 자국 기업의 수주 기회를 늘린다는 목표라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아베 총리의 이번 미얀마 방문에는 일본 40개 기업에 소속된 100명 이상의 재계인사들이 동행했다.

정상회담 공동성명에는 양국 경제관계 강화를 위한 투자협정을 조기에 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양곤 근교의 틸라와 경제특구 개발관련 협력을 추진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또 지역 정세 및 안보와 관련한 대화를 강화하고 국방 분야 협력을 촉진한다는 내용도 성명에 포함됐다.

이는 아베 내각의 중국 견제 의지가 반영된 대목으로 풀이된다. 아베 총리는 작년 말 취임 후 미국과 동남아, 중동, 러시아를 순방하며 ‘중국 포위’ 외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4일 일본 총리로서는 36년 만에 미얀마를 방문한 아베 총리는 방문 이틀째인 25일에는 미얀마 민주화운동의 상징인 아웅산 수치 여사와 만났다.

동남아의 광물자원 부국으로 성장 잠재력을 높이 평가받는 미얀마는 2011년 부임한 군인 출신 테인 세인 대통령의 개혁 드라이브 속에 군부 독재국가의 이미지를 서서히 벗어가면서 세계 각국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오랫동안 중국의 ‘텃밭’으로 여겨졌으나 미국도 테인 세인 대통령을 워싱턴으로 불러 지난 20일 정상회담을 가진 데서 보듯 미얀마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국도 작년 5월 이명박 당시 대통령이 한국 정상으로는 약 29년 만에 미얀마를 방문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아베 총리는 정상회담 때 미얀마가 북한과 국교를 맺고 있는 점을 의식, 북한 문제와 관련한 협력을 요청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아베 총리는 핵, 미사일 문제와 함께 일본인 납북 피해자 문제의 해결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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