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의 친구들’ 아사드 과도정부서 배제
헤즈볼라 철수도 촉구…아사드 정권과 이견·갈등 여전
시리아 유혈사태 해결을 위한 국제 협의체 ‘시리아의 친구들’이 바샤르 알 아사드 현 시리아 대통령을 앞으로 구성할 시리아 과도정부에서 배제한다는 데 합의했다.
그러나 아사드 정권과 이 정권의 외부 버팀목 역할을 하는 러시아는 특정 조건을 전제하지 않은 정치적 해결을 원해, 양측이 내달 제네바 국제회의를 앞두고도 이견을 줄이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시리아의 친구들’ 소속 11개국 외교장관들은 22일(현지시간) 요르단 암만에서 5시간여에 걸쳐 회의를 하고 이 같은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아사드와 그 정권, 그리고 손에 피를 묻힌 그의 측근들은 시리아의 미래에 어떤 역할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폭력 종식을 위해서는 아사드 정권이 권력을 이양해야 하며, 과도정부 구성 협상 등 정치적 이행안을 계속 거부한다면 반군에게 지원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이날 회의는 미국과 러시아의 합의에 따라 다음 달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시리아 사태 관련 국제회의의 틀을 마련할 목적으로 개최됐다.
주최국 요르단을 포함해 미국, 터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이집트,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가 참여했다.
회의 참가국들은 “제네바 회의와 같은 계기를 통해 과도정부가 구성될 때까지는 반정부 세력에 대한 지지를 강화하고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회의에서 이들은 시리아 반군에게 무기를 공급하는 데 장애가 되는 서방의 각종 제재를 완화하기로 합의했다고 한 소식통은 전했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지금이 바로 개입할 때라는 것을 알아차리는 데 증거가 더 필요하지는 않다”며 “우리는 아사드를 배제한 과도정부를 원한다”고 말했다.
참가국들은 시리아 내전에 개입하는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가 즉각 철수해야 한다고도 촉구했다.
헤즈볼라는 시리아 내전의 전략적 요충지로 레바논 국경 인근에 있는 알-쿠사이르시에서 정부군을 도와 반군과 전투를 벌여왔다.
성명에서 이들은 “헤즈볼라와 이란 출신 전투원, 기타 동맹세력 정권에서 온 외국인 무장집단은 역내 안정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고 비판했다.
특히 프랑스는 헤즈볼라의 군사기구를 유럽연합(EU)이 지정하는 테러집단 목록에 포함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일 쿠사이르시를 탈환한 시리아 정부군은 이날도 탱크와 전투기를 동원, 아직 버티고 있는 반군 전투원들에게 집중적으로 포격을 가했다.
반군은 쿠사이르시 탈환을 위해 시리아 전역에서 병력을 소집하는 등 총력전 준비에 나섰다.
레바논 북부의 항구도시 트리폴리에서도 아사드 찬반 세력이 지난 19일부터 매일 총격전을 벌여 10명이 숨졌다고 레바논 치안 당국이 밝혔다. <AP/AFP/신화/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