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창 총리 인도 방문, ‘국경분쟁’ 논의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취임 이후 첫 방문국인 인도를 방문한 가운데 경제·무역 문제와 국경분쟁이 이번 방문 일정의 최대 현안으로 떠올랐다.
만모한 싱 인도 총리는 19일(현지시간) 인도를 방문한 리 총리에게 최근 히말라야 인근 접경지대의 군사적 대치로 인해 양국 관계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중국군의 월경으로 양국 군이 카슈미르 지역에서 약 3주 간 대치하는 사태가 벌어졌고, 인도의 거센 항의에 중국이 지난 3일 한발 물러서면서 대치 상황이 일단락됐었다.
양국 모두 해묵은 분쟁 지역인 카슈미르에 병력을 배치해 분쟁에 대비 중인 가운데 일각에서는 국경 문제가 양국 간의 무역과 투자 협상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실제로 중국과 인도 사이 교역 규모는 2011년 730억 달러에서 2012년 660억 달러로 다소 줄었고, 무역 불균형 문제도 심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싱 총리는 “오는 2015년까지 중국과 교역 규모를 1000억 달러로 늘리고, 중국과의 교역에서 발생하는 290억 달러 무역 적자의 균형을 잡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무역 불균형에 관련된 중국 측의 반응은 정확하게 전해지지 않고 있다. 앞서 장야오핑(蔣耀平) 중국 상무부 부부장은 지난 16일 “중국이 의도적으로 무역흑자를 유도했거나 인도의 수입을 막은 것이 아니며 무역 불균형의 원인이 ‘경제 구조적 차이'”라고 주장했다.
이 가운데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 중국 언론에 따르면 리 총리는 싱 총리를 만나 “(우리는)중요한 이웃 국가이자 세계에서 제일 많은 인구를 가진 시장을 가진 두 국가로서 양국 간 관계 강화는 중요한 전략적 의미가 있다”며 “공동 이익은 분쟁보다 훨씬 크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싱 총리도 양국의 관계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이지 경쟁자 관계는 아니며, 중국과 협력해 영유권 분쟁과 국경 문제를 해결하는데 주력하겠다고 화답했다.
한편 리 총리는 인도 방문에 앞서 이번 순방의 첫 방문국으로 인도를 선택한 것에 대해 양국 관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실례라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중국이 인도와의 정치적인 신뢰를 구축하고, 경제·무역 관계를 강화하는 등 관계 강화를 통해 아시아·태평양 지역 진출을 확대하려는 미국과 중국을 견제하려는 일본에 대항하려는 의도로 분석됐다.
리 총리는 22일 인도를 떠나 파키스탄을 찾은 이후 스위스와 독일도 방문할 예정이다. <로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