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 생존자구조 중단…380명 사망

dpa 통신 “600명 생존확인 안 돼”…”비극 악순환 되풀이 우려”

방글라데시 사바르 공단의 의류공장 건물 붕괴사고와 관련, 생존자 구조작업이 5일 만에 사실상 중단됐다고 외신들이 29일(현지시간) 전했다.

정부 관계자는 사고건물인 라나 플라자에서 생존자 구조활동을 벌여온 소방대원들이 더는 생존자가 나올 가능성이 없다고 보고 중장비 등을 이용해 건물 해체작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현장에 있는 소방대장은 “생존자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대원들이 건물 안에 진입해 상황을 살펴본 결과, 1층에서 시신들을 발견했다. 살아있는 사람은 없었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지난 24일 발생한 붕괴사고로 현재까지 건물 내 5개 의류공장에서 일하던 노동자 등 최소 380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구조된 2500명은 크고 작은 상처를 입었다.

그러나 사고건물에 입주한 공장들이 고용한 전체 노동자는 3122명으로 알려져 사망자 수는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이와 관련, 독일 dpa통신은 현지 관리들의 말을 인용, 약 600명의 생존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현지 경찰은 사고건물 소유주인 모하메드 소헬 라나를 건물 불법 증축 혐의 등으로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공장장 4명과 건물 설계에 관여한 기술자 2명 등도 체포했다.

법원은 사고건물에 입주한 공장 소유주들의 금융계좌를 동결했다.

방글라데시 의류산업 사상 최악의 참사로 기록된 이번 사고로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하는 의류 노동자들의 처지도 조명을 받고 있다.

의류노동자 지원단체인 ‘라벨 뒤의 노동'(Labour Behind the Label)의 애나 맥뮬런은 CNN 온라인판 기고에서 수백 명이 숨진 이번 사고에도 의류 노동자들은 “그들보다 더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고자 당장 출근해야 하는 처지”라고 지적했다.

그는 서양 의류업체들이 저가 의류경쟁을 이어가고 방글라데시의 하청업체들이 그들의 요구조건을 맞추고자 노동자를 쥐어짜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한 이런 비극은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방글라데시 의류공장 4500여곳을 대표하는 ‘방글라데시 의류제조 및 수출 업체 협회’ 측은 서양 의류업체들이 이번 참사를 계기로 방글라데시를 떠나 다른 나라 업체들에 하청을 맡길 가능성 때문에 전전긍긍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방글라데시는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의류 수출국이다. 방글라데시 의류 노동자들은 한 달에 38 달러(약 4만2000원)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수도 다카 외곽의 아슐리아 공단에 있는 의류 노동자 1만5000여명(경찰추산)이 이날 거리로 뛰쳐나와 라나 플라자 건물 소유주의 사형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일부 시위 참가자들은 구급차를 비롯해 차량 여러 대에 불을 질러 경찰이 고무탄과 최루탄을 동원해 진압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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