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 건물붕괴 사망자 275명…지금도 구조 중
방글라데시에서 발생한 8층 건물 붕괴사고 당시 건물 내 의류공장 직원들이 붕괴 위험 경고에도 출근해 최소 275명이 사망했으며 직원 3000여 명 중 몇 명이 잔해에 묻였는지 알 수 없다고 현지 당국이 25일(현지시간) 밝혔다.
생존자들은 건물이 무너지기 전 굉음이 들리고 건물이 흔들렸다며 건물에는 여직원들이 많았다고 사고 당일 일어난 일을 설명했다. 하비부르 라만 다카구 경찰서장은 이틀 간 약 2000명을 구조했다고 밝혔다.
서양 의류브랜드 ‘뉴웨이브 스타일’의 작업장이 있던 6층에서 일한 시린 아크흐털(22)은 “붕괴 당시 지진이 났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아크흐털은 24시간 넘게 잔해에 갇혔다가 구조됐다. 그는 월급으로 38달러(약 4만2000원)를 받는다고 말했다.
구조 이틀째 현지 주민들은 야간에도 손전등을 들고 지렛대와 손으로 잔해더미 속을 파고들어가 생존자와 시신을 찾았다. 주민들은 층간에 갇혀 구조 요청한 사람들에게 식수와 식량을 떨어뜨려 줬다.
25일 저녁에는 구조대원들이 한 사무실로 구멍을 뚫어 41명을 구조했다. 그러나 이날 하루 사망자 수는 무섭게 늘었다.
피해자 가족들은 인근 학교 베란다에 천에 싸여 안치된 시신들 속에 가족의 시신을 확인했다. 지금까지 부상자도 1000명이 넘었다.
경찰은 사고 건물의 소유주인 현지 경찰관 모하마드 소헬 라나가 사고 전날 붕괴 위험을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건물 내 은행 지점은 사고 당일 문을 닫았으나 의류공장 5곳은 직원들에게 건물이 위험하지 않다고 말했다고 업계 관계자들이 밝혔다. 건물 소유주 라나는 현재 도주 중이라고 현지 경찰이 전했다.
방글라데시 의류제조업 및 수출협회(BGMEA)의 모하마드 아티쿨 이슬람 회장은 “협회가 공장주들에게 문을 닫으라고 당부했었다”며 “그러나 사고 당일 이들 공장의 직원 3122명이 일했다”고 밝혔다.
다카시 개발당국은 건물 소유주 라나를 부실공사 혐의로 고소했다고 라만 경찰서장 전했다. 당국은 라나와 공장주 5명도 불법행위로 사람들을 숨지게 한 혐의로도 고소했다.
라나는 공장주들에게 건물이 균열로 무너질 위험은 없다고 말했다고 이슬람 BGMEA 회장은 밝혔다. 그는 “건물 소유주가 건물이 안전하다고 말해 의류공장 전체가 사고 당일 문을 열었다”고 말했다. 협회는 이날 의류공장 5곳을 감시 대상 업체 명단에 올렸다.
잔해 위를 오르던 구조대원 미자누르 라만은 “아직도 얼마나 많은 피해자가 갇혔는지 확인되지 않았다”며 “그들 모두 살아서 구조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 우리는 희망을 잃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방글라데시 정부는 이날 국가 애도일을 선포했고 모든 정부청사는 조기를 달았다. <로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