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정상, 경제공동체 한걸음 진전

지난 24일 제22차 동남아국가연합(ASEAN) 정상회의가 순회의장국인 브루나이 수도 반다르세리베가완에서 이틀 일정으로 개막했다. <사진=AP/연합뉴스>

브루나이 아세안 정상회의 “영유권 분쟁?평화해결” 촉구

제22차 아세안(ASEAN: 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가 24~25일 이틀간 브루나이 수도 반다르세리베가완에서 열렸다. 이번 회의에서는 남중국해 영유권 갈등과 함께 2015년으로 예정된 아세안 경제공동체(AEC) 출범 등이 주요의제로 다뤄졌다.

남중국해 문제는 지난해 여름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개최된 아세안 정상회의에서도 논의됐지만, 캄보디아의 거부로 아세안 45년 역사상 처음으로 공동성명(코뮈니케) 채택이 무산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회의에서는 남중국해 영유권 갈등을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데 정상간 의견이 모아졌다.

베니그노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은 24일 하사날 볼키아 브루나이 국왕이 주재한 만찬에서 남중국해 영유권 갈등을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데 정상 간 이견이 없었다고 밝혔다.

나아가 아세안 국가 정상들은 중국과 법적 구속력을 갖춘 행동수칙(Code of Conduct, COC)에 대해?협상을 진행하기로 했다.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는 “모든 회원국이 COC 제정을 통해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는 사고나 충돌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본 원칙에 동의했다”며, “우리는 중국과 협상을 시작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고 채널뉴스아시아(Channel News Asia)가 보도했다.

지난해의 실패와 달리, 올해 회담 이후 발표될 공동성명에서는 남중국해 분쟁 문제가 언급될 예정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주최국인 브루나이는 사전에 필리핀과 베트남 등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당사국들에 감정을 자제할 것을 당부하는 한편, 영유권 분쟁 문제가 의제로 채택되고 공동성명에도 포함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남중국해에서는 원유 및 천연가스 탐사와 조업권을 두고 중국과 아세안 회원국 간 외교적 마찰이 계속돼 왔다. 특히 필리핀은 올해 1월, 남중국해 영유권을 둘러싼 중국과의 분쟁을 유엔 국제 해양법 재판소에 회부한 바 있다. 중국은 국제기구 차원의 분쟁해결 대신 분쟁 당사국간 직접대화를 통한 해결을 선호하고 있다.

한편 정상회의에서는 2015년 말 출범을 목표로 하는 아세안경제공동체(ASEAN Economic Community, AEC)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졌다.

<AP통신>에 따르면 “2007년에 제시된 청사진과 비교해?이 지역을 하나의 시장이자 생산기지로 변화시키는 작업의 77%가량이 완료된 상태”다. 실제로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경제규모가 큰 회원국 간 관세장벽은 대부분 철폐됐다.?하지만 아직까지 비관세 장벽 철폐에는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는 국가들이 많다.

한편 WSJ는 23일?전문가를 인용해?“물품, 서비스, 노동력의 자유로운 이동을 위한 무역장벽 제거 작업이 더디게 이뤄지고 있다”며 정치적인 압력 등으로?기간 내 출범이?쉽지 않을?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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