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EU제재 해제 후 정치범 사면
테인 세인 미얀마 대통령이 23일 최소한 59명의 정치범을 포함해 모두 93명에 대한 사면조치를 단행했다.
이번 조치는 유럽연합(EU)이 미얀마에 대한 제재를 해제한 지 하루만에 나왔다.
사면 심사위원회에 참여한 전 정치범 예 아웅은 최소한 정치범 59명이 석방됐다고 확인하고 그러나 소수 민족 활동가를 중심으로 아직 최소한 300명의 정치범이 수감돼 있다고 말했다.
야권 지도자들과 인권운동가들은 세인 대통령 정부가 그 동안 민주화의 진전이라며 일부 정치범을 석방하긴 했지만 서방의 제재 완화를 얻어내기 위해 정치범을 붙들어 두는 등 정치범을 `협상 카드’로 악용하고 있다고 비난해 왔다.
세인 대통령 정부는 앞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미얀마 방문에 맞춰 일부 정치범들을 석방한 바 있다. 이번 사면은 EU가 최근의 소수 민족 폭력을 경고하면서도 민주적 개혁에 “괄목할 만한 진전”이 있다면서 무기금수 조치를 제외한 모든 정치·경제적 제재를 해제한 후에 취해진 것이다.
지난해에 풀려난 한 유력 정치범은 “사면은 항상 국제적 움직임과 동시에 단행된다”고 지적하고 “정부는 정치범 존재를 인정하고 정치범을 모두 석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세인 대통령 정부는 자국에 정치범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국내법을 어긴 사람이 합법적 절차를 거쳐 처벌을 받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군부 지도자 출신의 세인 대통령은 그러나 집권 2년 동안 정치범 수백명을 석방했다.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