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타는 이재민 “물도 대피소도 없어요”
중국 남서부 쓰촨(四川)성 대지진 피해 지역에 사는 대학생 뤄스창(20)은 콘크리트와 벽돌더미, 망가진 소파 옆에 앉아 지진 당시 할아버지가 닭에게 모이를 주다 집이 무너져 숨진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뤄는 21일 대지진 피해지역 야안(雅安)시 루산(蘆山)현에서 “순식간에 모두 잃었다”며 “사촌도 건물 붕괴로 다쳤지만, 다른 친척은 지진 당시 밭에서 일해 살았다”고 말했다.
5년 전 발생했던 쓰촨성 대지진을 비켜갔던 루산현과 바오싱(寶星)현이 이번 대지진에선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 현지주민은 5년 전 대지진 후 개축 혜택도 전혀 없고 특별 지원이나 추가 대피 조치도 없었다고 밝혔다.
뤄는 이 지역 건물에 내진 설계가 됐으면 좋겠다며 중국 지도부가 지진 피해 주민을 지원하길 바라지만, 하급 공무원들이 이를 수행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구조대는 이날 헬기로 지진 피해 지역에 급파돼 산사태로 고립된 지역의 접근로를 확보하기 위해 폭파작업을 했다. 주황색 작업복을 착용한 구조대가 구조견과 함께 벽돌, 콘크리트, 목재 더미 속에서 생존자 수색작업을 펼쳤다.
응급대가 신속히 시신과 생존자 수색에 나섰지만, 지금까지 구호품이 도착하지 않아 현지 주민의 불만이 거세지고 있다. 루산현에선 어린이들이 길가에서 손으로 “물도 없다. 대피소도 없다”고 쓴 피켓을 들고 있다.
수많은 주민이 여진을 우려해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천막이나 차량에서 밤을 보내고 있다.
쓰촨성 대지진으로 최소 186명이 숨지고 1만1393명이 다쳤으며 21명이 실종됐다고 중국 국영 신화통신이 현지 긴급대책반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재해 지역에 수천 명의 병력과 구조 인력을 급파하고 굴착기 등 중장비와 천막, 담요 등 구호품을 지원했다. 신화통신은 군인을 태운 차량이 도로에서 미끄러져 절벽 아래로 떨어지는 바람에 군인 2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중국 적십자사도 재해 지역에 구호인력, 식량, 식수, 의약품, 구조장비를 보냈다고 밝혔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성명에서 “유엔은 언제라도 쓰촨성 피해 지역을 지원하고 필요한 국제적 지원을 동원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고 유엔 대변인이 전했다.
반 총장은 성명에서 중국 정부와 국민에 진심 어린 애도를 표하면서 “지진으로 사랑하는 가족을 잃거나 피해를 본 중국인들에게 위로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