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긴장, 일본 군사력 강화 빌미?

도쿄 도심의 방위성 구내에 배치돼 있는 지대공 유도미사일 패트리엇(PAC3). <사진=연합뉴스>

북한의 위협으로 고조되는 한반도의 긴장이 일본의 군사력 강화에 빌미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현지시간) 한반도의 긴장이 군사력을 강화하려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에게 ‘실탄'(ammunition)을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WSJ는 그러면서 북한의 위협이 아베 총리 등이 일본 헌법의 개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는 점이 주목된다고 지적했다. 일본 헌법 개정을 가속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아베 총리 등이 추진하는 개헌의 핵심은 평화헌법 9조다.

일본은 2차 세계대전 패배 이후 연합군 측의 요구에 따라 전쟁 포기, 교전권 불인정 등을 골자로 하는 평화헌법 9조를 제정했다. 이에 따라 일본은 현재까지 적국으로부터 공격을 받을 때만 공동 방어를 행사할 수 있는 집단적 자위권만을 인정받고 있으며 이 개념으로 자위대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의 위협이 계속되면서 일본은 군사력 강화에 대한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고 실제 군사력을 증강하고 있다.

일본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비해 지난주 첨단 레이더를 갖춘 구축함과 패트리엇 미사일을 각각 해안과 도쿄 인근에 배치하는 등 군사력을 강화했다.

야마모토 다케히코 와세다대학 교수는 “북한의 잇따른 도발적 위협으로 일본 내에서 군사 문제에 대한 거부감이 상당히 약화됐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가 주관한 회의에서는 북한과 관련한 긴급 상황이 발생하면 자위대를 투입할 수 있도록 특별조치법을 제정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나왔다.

일부 전문가들은 일본이 미사일 방어 시스템으로 북한의 미사일 발사 위협에 대응하려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했다. 군사력을 지금보다 더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일본 자위대 장군 출신인 야마구치 노보루는 “북한의 미사일로부터 일본을 완벽하게 보호하려면 현재보다 100배 정도 많은 패트리엇(PAC-3) 미사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과 러시아에서도 한반도 위기를 군사력 증강 기회로 악용해서는 안 된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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