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의 한반도…전쟁 일어날까?

‘남북미중’ 4차방정식 셈법

한반도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북한이 위협적인 말을 쏟아내고 미국은 위험하다고 부추기며 한국은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한다. 2013년 4월,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날까.

우선 미국을 보자. 북핵이 위협적으로 느껴지려면 핵의 보유 여부가 아니라 그 종류와 갯수와 성능 등이 압도적이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과연 미국이 북한의 핵무기를 두려워하고 있을까. 오히려 미국은 성능면에서 기존에 비해 압도적인 무기를 한국에 들여보냈다. 하필 연중 한미연합훈련이 많이 이뤄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병력은 성능면에서 최고다. 전쟁이 난다고 해도 사실 미국 입장에서는 게임도 아닐 수 있다. 그렇지만 북한과 미국은 지금 서로 위협하는 모양새다. 치킨게임. 이제는 안 싸울 수도 없게 만들고 있다. 북한에 대한 미국의 보도는 감정적인 면에서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한국은 어떤가. 새정부 출범, 정전 60주년 등을 맞아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제시해 가며 남북정상회담과 남북교류 재개 등 평화를 얘기해 보려고 했는데 오히려 정반대의 분위기가 됐다. 만일 전쟁이 난다면 60년 전처럼 3년간이나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어쨌거나 한달이면 결판이 날 것이다. 그러나 한국은 아주 작은 소동도 바라지 않는다. 작은 섬 하나, 작은 건물 하나라도 다치면 가만두지 않을 태세다. 결코 전쟁을 바라지 않는다. 이건 국정 목표이기도 하다. 남한이 20년 전에 비해 사재기를 덜 하는 것은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낮다고 확신해서라기 보다는 전쟁이 일어나면 안 된다는 생각이 더 크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미국과 한국. 북핵에 대한 위협을 느낀다는 점은 같더라도 그 해결방법은 다를 수 있다. 이해관계도 다르다. 한미관계에 있어서 한국이 원하지 않는데, 중요한 결정을 미국이 혼자서 하지는 않을 것이다. 한국은 일단 무조건 전쟁은 피하고 싶다. 그런 의사를 거스르면서까지 미국이 일을 크게 벌이지는 않을 것이다. 한미동맹은 약소국인 한국과 강대국인 미국간의 비대칭 동맹이지만 한국의 위상과 국력은 과거와 달라졌다. 심지어 지난 정부에서 한국은 미국과 함께 세계적 차원의 지역안보를 참여하겠다고까지 했다. 그런 정책이 새 정부에 그대로 이어질지는 미지수지만, 어쨌든 미국은 한국을 통제하기 위해서라도 이제는 한국의 소망을 담아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중국. 북핵 위협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미국이 엄청난 군사력을 한국에 심었는데 중국이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고 있다. 이런 중국을 미국은 가만히 엿보고 있다. 단순히 북한 때문만은 아니다. 미국의 리밸런스(rebalance) 정책을 살펴야 한다. 미국의 한반도 안보와 동북아 안보는 이제 위상이 달라진 중국과의 관계 정립과도 관련이 있다. 그러나 미중간에는 군비통제 얘기가 오가지 않는다. 아직은 대등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의 경우 한중관계는 지난 정부에서 한미관계에 비해 후퇴한 것을 회복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

마지막으로 북한. 북한이 핵무기에 집착하는 것은 북한이 내세우는 건국의 정당성이 ‘항일무장투쟁’에서 시작됐기 때문이다. 북핵은 단순한 외교적 전략 수단이 아니다. 생존의 수단이다. 리비아 가다피는 핵을 포기했는데도 미국에 당했다는 것이 북한에게는 세계사적인 경험으로 작용할 것이다. 그러므로 북핵 문제는 접근방법을 달리 해야 한다. 그렇다고 북한이 핵무기로 동반자살을 시도할까. 북한 역시 전쟁에 대한 공포가 있다. 북한에게도 남한은 통일의 대상이다. 북한에게 남한의 이념과 지도부는 타도할 대상이지만, 우선순위는 기득권 유지다. 대외적 위협을 쏟아내는 것도 김정은 체제를 공고히 가져가기 위해 내부결속을 다지는 면이 크다. 김정은이 지난 1년 친인민적인 모습을 보여온 것도 그런 맥락이며, 최근의 상황도 그런 연장선이 아니라고 할 수 없다.

속마음은 이렇듯 모두가 서로의 눈치를 살피며 기웃거리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자존심과 생존을 건 싸움이라며 목소리를 높인다. 속다르고 겉다른 동북아 나라들. 과연 전쟁을 치러야겠는가. 그 피해는 이 자존심 높은 나라들 모두 다에게 돌아갈텐데 말이다. <글=박소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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