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장기수 사망 ‘이스라엘’ 규탄
주민 수천명, 수감자·시위자 2명 사망에 반발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3일 연속 로켓 발사
이스라엘 교도소에서 수감 생활을 하던 팔레스타인 장기수가 사망하고 이스라엘군 발포로 시위자 2명이 숨진 데 분노한 팔레스타인 주민 수천 명이 4일(현지시간) 거리시위에 나섰다.
또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이 가자 지구에서 이스라엘 남부로 로켓탄을 쏘자 이스라엘군이 작년 11월 이래 처음으로 전날 가자 공습에 나서는 등 지역 긴장이 다시 고조하고 있다.
요르단강 서안지구의 헤브론에서는 복역 중 지난 2일 식도암으로 숨진 마이사라 아부 함디예(64)의 이날 장례식에 팔레스타인 주민 수천 명이 몰렸다. 주민들은 함디예가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했다며 이스라엘을 규탄했다.
파타당 고위관리 출신인 함디예는 2002년 예루살렘의 식당을 폭파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종신형 선고를 받았으며 암투병하다가 이스라엘 남부 비에르셰바의 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
군장(軍葬)으로 치러진 장례식에서 함디예 시신은 팔레스타인 국기에 싸인 채 들것에 실려 헤브론의 이슬람 사원으로 옮겨졌다. 수천 명의 군중은 추도식이 열리는 사원 밖에서 함디예의 시신을 운반하기 위해 기다렸다.
이스라엘군 당국은 헤브론과 베들레헴, 북부 서안지구의 간선도로에서 팔레스타인 군중과 충돌을 빚었다며 시위대를 해산시키려고 최루가스를 발사했으나 별다른 인명피해가 나진 않았다고 밝혔다.
북부 서안지구의 툴카렘에서는 전날 늦게 군 검문소 부근에서 시위하다 이스라엘군의 총격으로 목숨을 잃은 2명의 장례식이 팔레스타인 주민 수백 명이 참석한 가운데 거행됐다.
이스라엘군은 시위대가 화염병을 던졌기 때문에 발포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이스라엘이 4년간 교착상태인 평화협상에서 관심을 돌리게 하려고 강경하게 대응했다고 비난했다.
압바스 수반은 파타당 간부들에 행한 연설을 통해 “이스라엘이 혼란을 유발하기를 바라는 것 같다”며 “애초 우린 안정과 평온을 원한다고 말했지만, 이스라엘은 기회 있을 때마다 평화적인 젊은 시위대에 치명적인 수단을 썼으며 시위대는 무기 위력에 억눌려 있다. 이는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성토했다.
이런 와중에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은 3일 연속 이스라엘을 향해 수 발의 로켓 포탄을 발사했다고 이스라엘군은 전했다.
4일 일찍 가자지구에서 날아온 여러 발의 로켓탄 가운데 한 발이 이스라엘 남부 지역에 떨어졌으나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살라피스트(근본주의 이슬람 세력) 연합체인 ‘무자히딘 슈라 의회’는 로켓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며 “함디예의 죽음에 대한 우리의 대답”이라고 말했다.
팔레스타인 보안 소식통들은 이스라엘군도 3일 오전 가자지구를 세 차례 폭격했다고 전했다.
전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이 계속 도발하면 강력히 응징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스라엘 남부에서 이어지는 충돌사태로 지난 4개월간 지속한 평온이 깨지고 지난해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과 하마스 무장세력이 8일간 격렬한 교전을 벌이고 11월에 타결한 정전이 위협을 받고 있다.
특히 함디예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뒤 이스라엘 교도소 네 곳과 그의 고향인 헤브론에서 항의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