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아체주 ‘분리독립’ 시위
30여년간 무장 독립투쟁으로 1만5000여 명이 희생된 인도네시아 아체 특별자치주에서 분리주의 상징 깃발을 주기(州旗)로 채택하려는 움직임이 일어 논란이 되고 있다.
2일 인도네시아 언론은 전날 아체주 수도 반다아체에서 3000여명이 붉은색 바탕에 초승달과 별이 그려진 분리독립단체 자유아체운동(GAM)의 깃발을 주 공식 깃발로 채택하라고 요구하며 거리시위를 벌였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대형 깃발을 흔들고 “신은 위대하다.”, “아체여 영원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 중심부 사원에서 지방의회 의사당까지 행진했다.
이에 앞서 아체주 의회는 지난주 GAM 깃발을 아체주 공식 깃발로 채택하는 조례를 통과시켰다.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대통령은 “이런 움직임은 2005년 정부와 GAM이 체결한 평화협정에 타격이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하고 가마완 파우지 내무장관을 아체주에 급파했다.
파우지 장관은 “아체주 조례를 검토 중이며 결과를 곧 아체주에 전달할 것”이라면서 “아체주 정부와 의회가 법과 규정에 맞도록 조례를 수정할 것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파푸아 등에서 소규모 분리독립 운동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으며 분리주의 깃발이나 상징을 사용하는 것은 법으로 금지돼 있다. 또 지방의회가 제정한 조례는 중앙 정부(내무부)의 승인을 받게 돼 있다.
수마트라 섬 북부 아체주는 석유와 가스 등 천연자원이 풍부한 지역으로 140여년간 중앙 정부와 갈등을 겪어오다 GAM이 1976년부터 본격적인 무장 독립 투쟁에 돌입, 30여년간 1만500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정부와 GAM은 2004년 12월 수마트라 강진과 쓰나미로 아체주에서 16만7000여 명이 희생된 뒤 아체를 특별자치주로 지정하고 GAM에 대해 무장 독립투쟁 포기를 조건으로 정치 참여를 허용하는 평화협정을 체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