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피격 소녀’ 말랄라, 영국서 첫 등교
여성의 교육권을 주장하다 탈레반의 총에 머리를 맞았으나 극적으로 살아남은 파키스탄 소녀 말랄라 유사프자이(15)가 피격 후 처음 학교로 돌아갔다.
말랄라는 사고 이후 5개월 만인 19일(현지시간) 영국 버밍엄에 에지배스턴 여자고등학교에 첫 등교를 했다.
분홍색 책가방에 히잡을 걸치고 등굣길에 오른 말랄라는 “학교로 돌아가겠다는 내 꿈이 드디어 이뤄졌다”며 “파키스탄에 있는 친구들이 그립기도 하지만 이곳 버밍엄에서 새 친구들을 사귈 생각에 매우 설렌다”고 말했다.
그는 “세상의 모든 소녀에게 이처럼 교육받을 기회가 주어졌으면 좋겠다”고도 말했다.
지난해 10월 탈레반의 총격을 받은 말랄라는 파키스탄에서 응급 처치로 목숨을 건지고 며칠 후 수술을 위해 영국으로 이송됐다.
그는 지난달까지 두개골과 청력을 잃은 왼쪽 귀를 복원하는 등 여러 차례 힘겨운 수술을 거쳤다.
영국 의료진은 탈레반이 쏜 총알이 말랄라의 뇌를 스치면서 머리와 목을 관통해 왼쪽 어깨에 박혔다고 설명했다. 의료진은 총알이 몇 cm만 벗어났어도 말랄라가 목숨을 잃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파키스탄에서 소녀들의 교육권을 주장해온 말랄라는 총격 사건 이후 여성 교육권 운동의 세계적인 상징인물로 부각됐으며 올해의 노벨상 후보에도 올랐다.
또 그의 이야기가 전 세계에 알려지면서 파키스탄 여성들의 교육권 쟁취 운동에도 불이 붙었다.
말랄라의 뜻을 지지해온 고든 브라운 유엔사무총장 국제교육특사는 그녀의 등교 소식에 “정말 멋진 날”이라며 “말랄라의 용기가 세상 그 무엇도 여성이 교육받을 권리를 막을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말라라의 가족은 당분간 영국에서 거주할 것으로 보인다. 말랄라의 아버지 지아우딘 유사프자이가 지난 1월 버밍엄 주재 파키스탄 영사관의 교육담당관으로 임명되면서 최소 3년 이상 영국에 머물 수 있게 됐다. <AF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