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베르골리오’ 교황 선출…’중남미’ 축하 물결

13일(현지시간) 제 266대 교황으로 선출된 아르헨티나의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리오 추기경(76)이 바티칸의 성 베드로 대성당 중앙 발코니에 나와 관중들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새 교황은 즉위명으로 프란치스코를 선택했다. 비유럽권에서 교황이 선출된 것은 시리아 출신이었던 그레고리오 3세(731년) 이후 1282년만에 처음이며 미주 대륙에서는 가톨릭 교회 2000년 사상 처음으로 교황을 배출했다. <사진=AP/뉴시스>

아르헨티나, 흥분·감동 속 축하 물결…브라질 “교회 활력 기대”

중남미 지역은 13일(현지시간) 아메리카 대륙의 사상 첫 교황 탄생을 일제히 환영했다.

새 교황으로 선출된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리오(76) 추기경의 고향인 아르헨티나는 물론 가톨릭 신자 수 세계 1위와 2위인 브라질과 멕시코를 비롯한 각국에서 축하 메시지가 잇따랐다.

아르헨티나는 베르골리오 추기경이 새 교황 프란치스코로 선출됐다는 소식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가톨릭계는 물론 언론도 예상치 못한 베르골리오 추기경의 교황 선출에 뜻밖이라면서도 자축 분위기에 흠뻑 젖었다.

가톨릭계는 베르골리오 추기경이 새 교황으로 선출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라틴아메리카 가톨릭의 승리”라며 크게 반겼다.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성당 미사에 참석한 주민들은 베르골리오 추기경의 교황 선출 소식에 박수와 환호로 환영했다. 일부 신자는 눈물을 글썽이며 감격해 하는 모습도 보였다. 주요 도시에서는 거리를 달리던 차량이 일제히 경적을 울리며 새 교황 선출을 축하했다. 일부 언론은 프란치스코를 축구영웅 마라도나와 리오넬 메시에 비유하며 ‘아르헨티나 최대의 경사’로 표현했다.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베르골리오 추기경에게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아르헨티나 국민과 정부의 이름으로 축하 인사를 전한다”면서 “교황 선출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목자로서 임무를 훌륭하게 수행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일간지 클라린(Clarin) 등 아르헨티나 언론은 페르난데스 대통령과 새 교황의 과거 갈등 관계에 주목했다.

아르헨티나 가톨릭계는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남편인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2003∼2007년) 때부터 정부와 불편한 관계를 계속해 왔다.

아르헨티나 가톨릭계는 동성결혼과 낙태수술 허용 문제를 놓고 번번이 정부와 마찰을 빚었다. 베르골리오 추기경은 대선과 총선에서 야권을 지지한다는 뜻을 수차례 밝혀 페르난데스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13일 아르헨티나의 호르헤 베르고글리오 추기경이 교황에 선출되자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메트로폴리탄 성당 앞에서 신자들이 아르헨티나 국기를 흔들며 환호하고 있다. 프란시스라는 교황명을 택한 베르고글리오 추기경은 미주에서는 처음으로 교황에 선출됐다. <사진=AP/뉴시스>

세계 최대의 가톨릭 국가인 브라질은 아쉬움 속에 축하 인사를 보냈다.

브라질은 자국의 오질로 페드로 스셰레르(63) 추기경(상파울루 대교구장)을 유력한 새 교황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콘클라베가 아르헨티나 추기경을 선택하자 아쉬움 속에서도 환영의 뜻을 표했다.

브라질 가톨릭주교협의회(CNBB)는 성명에서 라틴아메리카 역사상 첫 교황 배출을 축하하는 메시지를 발표했다. 협의회는 “희망의 대륙 라틴아메리카에서 사상 처음으로 교황이 탄생한 것을 환영한다”면서 “베르골리오 추기경을 새 교황으로 선출한 것은 교회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은 성명에서 새 교황과 아르헨티나 국민에게 축하 인사를 전하면서 오는 7월 리우데자네이루 시에서 열리는 가톨릭 청년축제인 세계청년대회(JMJ)에 새 교황이 참석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세계청년대회는 7월 23~28일 개최된다. 교황은 코파카바나 해변과 리우 시 서부 산타크루스 지역에서 대규모 미사를 집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리우 시의 상징인 거대 예수상도 방문할 예정이다.

서거한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1985년부터 시작한 세계청년대회는 2~3년마다 한 번씩 열린다. 2011년 8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대회에는 세계 193개국에서 150만 명의 청년들이 참가했다. 올해 리우 행사 참가 인원은 4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호세프 대통령은 새 교황의 방문이 브라질 정부와 바티칸의 관계를 개선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브라질 정부와 바티칸의 관계는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전 대통령 정부(2003~2010년) 때 소원해졌다.

전임 교황인 베네딕토 16세는 2010년 브라질 대선과 총선을 앞두고 가톨릭 사제들에게 낙태 합법화를 지지하는 정치인에 대한 낙선 캠페인을 주문했다. 룰라 정부는 이를 내정간섭으로 간주했고, 이후 양측은 서먹한 관계를 계속해 왔다.

멕시코에서도 새 교황 선출을 환영하는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엔리케 페냐 니에토 대통령은 트위터에 “프란치스코에게 존경과 애정을 갖고 인사드린다”며 “그와 함께 진실하고 가까운 관계를 만들어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환영했다.

뉴스 채널 밀레니오 TV를 비롯한 주요 방송은 베르골리오 추기경이 중남미 최초로 가톨릭 교회 수장으로 선출됐다고 보도했다.

과테말라 일간지인 프렌사 리브레는 교황 프란치스코가 우애와 사랑, 신뢰 속에 로마 교회의 여정을 시작했다면서 이 길은 새로운 전도를 위한 과실을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일간지 엘 우니베르살은 인터넷판 ‘새 교황은 아르헨티나인’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교황 선출 소식을 알렸다. 콜롬비아 신문 엘 티엠포도 새 교황의 다양한 사진을 곁들여 교황 프란치스코의 탄생 소식을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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