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 첫 교황’ 거론되는 比추기경
교황 후보 거론 필리핀 타글레 추기경??
최근 사임한 베네딕토 16세의 뒤를 이을 새 교황이 과연 누가 될 것이며, 어떤 대륙에서 배출될 것인지에 전 세계인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여기저기서 거론되는 차기 교황 후보 가운데는 아시아인의 이름도 있다. 바로 아시아 최대의 가톨릭 국가인 필리핀 출신의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55) 추기경이다.
‘첫 아시아인 교황’이라는, 이전에는 상상조차 하기 어려웠던 가능성을 열어젖힌 타글레 추기경은 빈민층에 대한 관심과 겸손한 태도로 대중 가까이서 호흡해 온 인물이라고 AP통신은 8일 소개했다.
타글레 추기경은 현재 필리핀 마닐라 대교구장으로 2012년 10월 추기경에 임명됐다. 전체 추기경 가운데 두 번째로 젊다.
적극적인 현실 참여로 ‘피플 파워’ 혁명의 구심점 역할을 했던 필리핀의 고(故) 하메이 신 추기경과는 달리, 그는 일상적인 활동들을 통해 차츰 신자들의 존경을 얻었다.
주교 시절 성당 자선행사에서 직접 성가를 부르는가 하면, 신자들의 웃음보를 자극하거나 강론 자리에서 눈물을 보이는 등 소탈한 면모로 유명하다.
타글레 추기경은 사목 활동 이외에 고향 신학교에서 신학을 가르치기도 했는데, 당시 TV도 에어컨도 없는 방에서 생활했다고 교직원들은 전했다.
주교가 돼서도 자동차를 마련하지 않고 버스나 노동자들이 애용하는 지프니(지프를 고친 대중교통 수단)를 타고 다니는 등 검소한 생활을 했다.
힘이 넘치는 강론으로도 널리 알려진 그는 몇 년 전부터 TV 일요 강론 프로그램을 맡아 진행해 왔다. 프로그램 제작진은 그를 위한 페이스북 페이지를 개설했는데, 지금은 구독자가 12만 명에 달한다.
가는 곳마다 그를 추종하는 신자가 구름떼처럼 모여드는 등 필리핀에서는 영화배우를 방불케 하는 인기를 누린다.
전임 교황 베네딕토 16세와의 인연도 빼놓을 수 없다.
베네딕토 16세는 교황으로 취임하기 전에는 타글레를 바티칸 산하 국제신학위원회(ITC) 위원으로 천거하고 당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게도 소개했다.
타글레는 ITC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뛰어난 연구 성과를 내 베네딕토 16세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타글레 추기경은 이탈리아어와 영어, 프랑스어, 타갈로그어(필리핀 공용어)를 유창하게 구사하고 라틴어로 미사를 집전할 수 있다.
교황 후보자로 주목받고 있는 데 대한 의견을 묻자 타글레 추기경은 “추측일 뿐”이라고 일축한 바 있다.
아테네오 데 마닐라 대학 신학 교수로 그를 가르쳤던 카탈리노 아레발로 신부는 그가 교회와 사회 이슈에 대해 명확한 견해를 갖고 있지만 유연한 인물이라고 전했다.
이탈리아 로마에서 바티칸 전문가로 활동하는 존 앨런은 “그는 서구 이외의 지역에서 가톨릭 교세의 극적인 성장을 대변하는 인물로, 개발도상국 가톨릭 교회의 상징이 되기에 충분하다”고 평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