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카다피 축출 2년’… “이슬람 국교 공표”
마가리프 국회의장 기념 연설서 대통합 촉구
리비아에서 17일(현지시간) 시민혁명 2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렸다.
이날 수도 트리폴리에서는 수만명의 시민이 무아마르 카다피 독재정권 타도 2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광장으로 쏟아져 나왔다.
사람들은 저마다 폭죽을 터뜨리고 풍선을 날리며 기쁨을 나눴고, 하늘에서는 전투기가 원을 그리며 흥을 돋웠다.
이날 벵가지를 찾은 무함마드 알 마가리프 국회의장은 연설에서 빈곤과 소외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하면서 국민 대통합을 촉구했다.
혁명 2주년을 기념하는 의미로 국민에게 약간의 현금을 지급하겠다고도 말했지만, 정확한 액수나 지급 방법 등은 밝히지 않았다.
마가리프 의장은 이어 “테러리즘과 폭력의 인큐베이터”가 되는 것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 최근 과격 이슬람주의자들의 움직임이 심상찮음을 시사했다.
그러면서도 이들 이슬람 반군세력을 의식한 듯 새 헌법은 이슬람의 율법인 샤리아법에 기초를 둘 것이며, 이슬람을 국교로 공표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벵가지 광장에 모인 일부 청년들이 마가리프 의장을 향해 야유를 보내 연설이 잠시 중단되긴 했지만, 당초 예상했던 과격 시위는 일어나지 않았다.
혁명 2주년 기념행사를 앞두고 지난 15일부터 반정부 시위가 예고되면서 리비아 당국은 시내 곳곳에 검문소를 설치하고 정부군과 친정부 민병대원을 배치했다. 이집트, 튀니지 등과 면한 국경과 일부 공항을 봉쇄했다.
불안을 느낀 일부 벵가지 주민은 자경단을 조직하기도 했다.
40여년간 리비아를 철권통치해온 카다피는 지난 2011년 시민봉기로 축출돼 도망치다 그해 겨울 반군에 피살됐다.
그러나 카다피 정권 붕괴 후 들어선 알리 제이단 총리 정부는 전국에 산재한 무장세력을 통제하지 못하는 등 여전히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 경제까지 악화하면서 일부 이슬람 급진 세력을 중심으로 정권 재교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AP/AF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