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힌두축제 ‘쿰브 멜라’서 36명 압사
세계 최대 종교 축제로 불리는 인도의 힌두 축제 ‘쿰브 멜라’를 마치고 귀가하던 순례객들이 한꺼번에 기차역에 몰리면서 압사사고가 발생해 최소 36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다쳤다.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 알라하바드의 기차역에서 10일(현지시간) 저녁 쿰브 멜라 순례객들이 무너지는 보행자 전용 다리를 앞다퉈 피하려다 사고가 발생했다고 인도 철도장관인 파완 반살이 전했다.
이날 사고는 보행자 전용 다리에 너무 많은 사람이 몰리고 무게를 견디지 못한 다리가 일부 무너지면서 일어났다.
당시 기차역에는 수만 명의 순례객이 있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일부 목격자들은 경찰이 순례객들을 곤봉으로 진압해 혼란을 유발했다고 비난했다.
경찰 당국은 축제 분위기가 고조되자 혼잡한 군중을 통제하기 위해 현장에 배치돼 있었다고 밝혔다.
사고 현장에 구급차가 도착하기까지 수 시간이 걸렸다는 부상자 가족들의 주장도 나왔다.
한 여성은 현지 NDTV와의 인터뷰에서 “내 여동생이 여기에 누워 있은 지 최소 2시간이 지났다”며 “왜 아무도 오지 않는가”라고 비판했다.
55일간 열리는 이번 쿰브 멜라 축제의 가장 성스런 날로 꼽힌 이날에 사상 최대 인파인 약 3천만 명이 몰린 것으로 관계자들은 예상했다.
사고 직후 만모한 싱 인도 총리는 성명에서 “이처럼 불행한 사건이 일어나 매우 충격을 받았다”며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쿰브 멜라는 힌디어로 ‘주전자 축제’라는 뜻이다. 보통 쿰브 멜라라고 하면 갠지스 강과 야무나 강 그리고 사라스와티 강이 만나는 알라하바드에서 12년마다 열리는 축제를 일컫는다.
인도인들은 신비한 영약인 ‘암리타’가 떨어진 강물에 몸을 담그고 이 물로 몸을 닦으면 죄를 씻을 수 있다고 믿는다. 이 때문에 축제 기간에는 수많은 사람이 강물에 들어가 목욕하는 장관이 연출되곤 한다.
지난 2003년에도 서부도시 나시크에서 같은 축제 도중 압사사고가 일어나 45명이 숨진 바 있다. <AP/AFP/연합뉴스>